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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우리 눈엔 오십 보 백 보의 차이겠지만 방글라데시는 그 동안 방문한 나라 중에서 가장 열악한 상황인 것처럼 느껴졌다. 아닌 게 아니라 인구 밀도가 워낙 높으니 더 많은 사람이 열악한 상황 속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플랜 사업도 마찬가지여서 다른 나라에서는 무료로 제공될 수 있는 어떤 것이 유료일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역사적으로 지금의 방글라데시 지역인 벵갈 지역은 풍요로운 땅이었다고 한다.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때 동-파키스탄으로 나뉘었다가, 지금의 파키스탄인 서-파키스탄이 풍요로웠던 동-파키스탄을 착취하기 시작해서 그로부터 독립한 후 방글라데시의 열악함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편으로 방글라데시는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라는 통계가 있다. 이 결과로 부와 행복의 상관관계를 따지고자 한다면 한참 어리석은 일이다. 이들의 행복은 가난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무지에서 온 것일 가능성이 더 크다. ‘소학'을 보면 ‘아무것도 배우지 아니함이 가장 좋은 일이지만, 그것은 안다면 이미 학문을 한 것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학문에 정진해야 한다.’라는 글이 있다(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그런 의미의 글이다). 문제는 이들의 무지가 가난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상황이라는 것이다. 개인의 가난은 자기 발전의 원동력으로서 활용이 가능하겠지만, 사회의 가난은 그마저도 요원케 한다. 그 사회의 가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눈앞에 현실이 아닌 미래에 투자를 해야 하고, 그것이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이유가 된다.

사업지역을 둘러보며 많은 사진을 찍고, 비디오를 찍었다. 아이들은 내가 무얼 하고 있는지 아무것도 모른다. 그저 자신이 찍힌 사진을 보고 깔깔거리며 좋아할 뿐이다. 그 모습을 보면 굉장히 슬퍼진다. 그래 이 사진이, 이 영상이 내 여행의 추억이 아닌 너의 그 웃음을 지켜줄 수 있는 목소리가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