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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엠립 일정을 마치고 다시 프놈펜으로 향한다. 6시간 가까이 되는 긴 이동 시간에 잠을 청하려고 일부러 오늘 앙코르와트 일출 코스를 넣었다.

얼마쯤 달렸을까? 배가 고파져 중간에 허름한 휴게소에 멈춰 점심을 먹는다. 택시 기사에게 아무 데나 로컬식당에 멈춰달라 했는데 굳이 쓸데없이 관광객이 주로 이용하는 비싼 휴게소에 데리고 왔다.

점심 식사 후 두어 시간 더 달려 프놈펜에 도착한다. 예약해둔 호텔은 과거 미국 대사관저로 쓰였던 곳이라던데 과연 방이 큼직하니 좋다.

오랫동안 택시를 타고 왔으니 여독을 풀기 위해 수영장으로...

저녁에는 피자를 시키고 근처 로컬식당에서 삼겹살 구이를 사 온다.

밥을 먹고 발코니에서 담배를 한 대 태우며 시내를 바라본다. 예전 이곳을 방문했을 때와 그 느낌이 다른 건 이곳이 변한 것도 이유겠지만 여행 동반자가 달라져서 그런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저 멀리서 들려오는 펍의 음악 소리가 지금 내겐 멀게만 느껴지니까... 여행은 그렇게 여러 관점에서 매번 새롭게 다가온다.

캄보디아의 호텔 조식은 뷔페식보다 단품선택 위주로 구성되는 것 같다. 이 호텔 식당은 베이커리로 유명한 곳이라 하여 서양식 아침을 먹는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나라의 빵은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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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고 왕궁 구경을 간다.

기대가 없던 만큼 볼만한 것도 없다. 그냥 거대한 왕궁 건물들. 왕궁 건축가의 의도를 알 수 없어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뭔가 체계 없이 그냥 큼직하고 화려한 건물을 지어놓은 듯한 느낌이다.

왕궁 안에 또 따른 유명 볼거리인 실버파고다라는 것도 그냥 평범한 탑의 느낌.

도심이라 그런지 날씨는 씨엠립보다 확실히 더 덥다.

왕궁을 보고 나와 근처에 있는 국립박물관에 간다.

박물관에선 핸드폰만 허용하고 카메라는 안된다 해서 그냥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편하게 둘러본다. 박물관도 뭔가 체계 없이 힌두신상과 불상만 즐비하다. 국립박물관이라면 모름지기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이 지역, 이 나라의 역사를 쭉 훑어볼 수 있게 전시해놔야 하거늘. 그냥 유물들이 쭉 나열해 놓은 느낌이다. 적당히 둘러보고 나온다.

호텔로 돌아와 다시 수영장으로. 박물관에서 그렇게 힘들어하던 아이들은 수영장에선 힘이 솟는다.

배달 음식으로 점심을 먹고 뚜얼술랭 지노사이드 박물관에 간다.

캄보디아하면 떠오르는 게 앙코르 다음으로 크메르루즈의 학살이라는 게 안타깝다. 학교였던 이곳이 학살장으로 둔갑해 벌어졌던 가슴 아픈 과거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런 만행을 보며 경중을 논할 필요는 없지만, 솔직히 일제 강점기에 일제가 행했던 처참함이 이곳의 그것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 것 같다. 어쨌거나 모두 안타깝고 분노할 일이다.

다시 호텔로 돌아와 늘어진다. 아이들은 이제 수영도 귀찮나 보다.

저녁엔 어제처럼 삼겹살 구이와 피자 배달.

아이들과 덥고 번잡한 도로를 걷는 것도 일이고, 요즘엔 어딜 가나 특히 동남아 쪽은 그랩 앱으로 손쉽게 배달을 시킬 수 있어 현지 음식을 충분히 경험한 여행 막바지엔 대개 호텔에서 배달 음식을 먹게 된다. 앱 덕분에 뚝뚝 흥정도 필요 없고... 세상 참 편해졌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출발시각이 늦은 밤이라 비싼 하룻밤 숙박비를 고스란히 내기가 아까워 저렴한 호텔로 옮긴다.

아이들 놀라고 아담하지만 수영장이 있는 호텔을 골랐지만 이제 아이들은 수영이 귀찮아졌는지 관심이 없다.

방에만 있기 답답해 혼자 호텔 근처 시장 구경에 나선다. 돌아가기 전에 뭐라도 좀 사 갈까 싶었는데 관광객이 관심을 가질 법한 물건이 하나도 없는 로컬시장이다.

저녁에 대형 쇼핑몰에 간다.

캄보디아의 캄폿이라는 지역의 후추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말을 들었다. 그 후추 때문에 프랑스가 이 지역에 대한 지배권을 끝까지 놓지 않으려 했을 정도라고 하니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그 후추의 맛이 궁금하다. 씨엠립에서 조금 맛보았던 소금 후추 조합이 나름 괜찮았었다.

쇼핑몰에서 대용량 캄폿 후추와 저녁거리를 사서 호텔로 돌아온다.

시간이 되고 우린 호텔을 나와 공항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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