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times... Travel/2024

S#34. Ha Noi, Vietnam (2024. 08.06 ~ 08.07 /08.09 ~ 08.10)

inu1ina2 2024. 8. 25. 17:03

하노이행 버스를 타기 위해 이른 새벽에 일어난다. 불러놓은 택시를 타고 버스회사 사무실로 간다.

잠시 기다린 후 버스에 오른다. 너무 일찍 일어났기에 바로 취침. 휴게소에 두 번 멈출 때 잠깐 깨서 화장실에 다녀온 것 빼고는 내내 잔다.

호텔에 도착해 짐을 풀자마자 수영장으로 직행. 아이들이 기다려 온 순간이다.

아직까진 아이들에게 여행이란 호텔 수영장에서 놀고 자유로운 TV 시청이 허락된 날이다.

하노이에 숙소를 구할 때 보니 의외로 수영장이 있는 호텔이 적었다. 있다고 해도 구색 갖추기 정도로 작은 수영장이었다. 이 호텔의 수영장이 사진으로 그럴싸해서 선택한 면이 있는데 실제 수영장은 아담하기 그지없다. 다른 사람이 한 사람만 있어도 아이들과 놀기 힘들다.

한차례 수영을 하고 근처의 분짜 식당에 간다.

난 로컬 분위기를 무척 좋아하나 더운 날씨에 에어컨도 없는 식당에 앉아 있으려니 진이 빠진다. 게다가 내가 알고 있는 분짜는 차가운 육수에 쌀국수를 찍어 먹는 거였는데 여기선 따뜻한 국물을 준다. 그래도 오랜만에 먹는 분짜 맛은 좋다.

식사 후 가까운 카페로 향한다. 오토바이와 차들이 뒤섞인 채 빵빵거리는 하노이의 도로는 그야말로 카오스 그 자체다.

난 이런 도로에 익숙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다니려니 조심스럽기 이를 데 없다. 거기에 뜨거운 날씨. 에어컨이 작동하는 카페도 뜨겁지 않을 뿐 더운 건 마찬가지다.

카페에서 에그커피 한잔. 역시 베트남에서 에그커피다. 맛이 좋다.

근처에 호수가 있어 둘러보려다 줄줄 흐르는 땀 때문에 내일로 미루고 호텔로 돌아온다. 역시 시원한 곳이 최고다.

계속 늘어지다 나 혼자만 나와 반미를 사러 간다. 어둠이 깔리고 조명이 켜진 거리는 낮보다 더 정신이 없다.

이러니 나 혼자 나와 밥을 사가는 게 오히려 속 편하다. 돌아와 반미로 저녁을 대신하고 넷플릭스를 켠다. 내일은 어딜 구경해야 하나...

사파 호텔의 조식은 별 볼품없는 단품이었어서 좀 실망스러웠는데 여기서는 꽤 괜찮은 조식 뷔페가 차려졌다.

아이들과 다니다 보니 항상 조식이 제공되는 호텔을 찾는다. 맛 좋은 조식을 맞이하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이다. 훌륭하다고 할 순 없지만 규모에 비해 알찬 조식 뷔페가 마음에 든다.

아침을 먹고 굳이 하노이의 볼거리를 찾아 문묘로 간다베트남에 세워진 최초의 대학이라는 것만 알고 간 문묘는 딱 그만큼의 감흥으로 다가온다.

오래된 건물, 고풍스러운 동양식 정원, 슬슬 둘러보긴 좋으나 날이 너무 덥다. 아이들은 덥다고 투덜거리며 엄마 아빠를 졸졸 따라다닐 뿐이다.

간단히 분묘 구경을 마치고 호찌민의 묘소로 간다.

큰 기념물 안에 뭐라도 있는 줄 알았더니 안에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그냥 밖에서 바라보는 게 다다. 뙤약볕 한가운데 있으니 가만히 지켜보기도 힘들다.

돌아 나오는데 오른편에 박물관이 있어 들어간다.

역시 호찌민의 생애를 알려주는 박물관이다.

뻔한 박물관이라 생각했는데 일반적인 전시물과 예술 작품이 한데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평생 독립을 위해 싸운 그의 생애인 만큼 관련 전시물이 거의 전투와 전쟁에 관한 것인데 그런 딱딱하고 어두울 수 있는 주제를 예술적으로 잘 승화했다고나 할까? 학술적인 분위기 가득한 박물관들이 참조할 만한 구성인 것 같다.

호텔 근처로 돌아와 좀 비싸 보이지만 에어컨이 나오는 식당에 들어가 밥을 먹는다. 덜 더워 좋긴한데 길거리에 널리고 널린 이런 메뉴를 두 세배의 가격을 주고 먹어야 한다는 게 좀 속쓰리다.

호텔로 돌아와 수영장으로...

저녁까지 호텔에서 늘어지다 다시 저녁을 먹으러 나선다. 매번 비슷한 베트남 음식만 먹기 뭐해서 이번엔 인도식당으로 간다. 어릴 적부터 여행을 다녀서 그런지 아이들이 새로운 음식에 대한 거부감 없이 잘 먹는다. 커리는 맛있었는데 난은 짝퉁이다. 그래도 먹을 만은 하다.

식사후 로안키엠 호수로...

더워서 쭉 둘러보긴 싫고, 그냥 호수 가운데 있는 사원에만 들어갔다 나온다. 충분히 예상되는 모습의 사원이었다.

호수의 야경이 나쁘지 않지만 시끄럽고 더워서 금방 호텔로 돌아온다.

내일 일찍 하롱베이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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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5. Ha Long, Vietnam (2024. 08.08 ~ 08.09)

아침을 먹고 하롱베이 크루스행 셔틀버스에 오른다. 이것도 세 시간이 넘게 걸리는 길이다. 이번 여행엔 긴 이동이 많다. 셔틀버스에 오른 사람들이 모두 1박 2일을 함께 하기에 버스는 마치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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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세 시간을 달려 다시 하노이로 돌아온다. 당연히 제일 먼저 수영장에 가서 몸을 식히고 밥을 먹으러 간다.

호텔 문에 나서자마자 식힌 몸은 다시 열기로 가득 찬다. 근처에 터키 식당이 있다기에 갔는데 문이 닫혀있다. 돌아다니기 귀찮아 에어컨이 있는 옆 식당에 무작정 들어간다. 테이블 세팅을 보아하니 중국집인가 보다. 무슨 회식을 하는지 시끄러운 단체 손님 옆에서 볶음밥과 등갈비를 뜯는다.

식사 후엔 카페. 일로나가 에그커피에 푹 빠져 카페에 자주 간다. 물론 나도 맛있게 먹는다.

일찍 일어나면 하루가 참 길다. 벌써 언제 크루즈에 갔다 왔나 싶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 일정을 시작한다. 새로운 호텔의 조식은 그냥저냥.

옥탑 식당 저 멀리 홍강의 풍경이 보인다.

지금 머무는 호텔로 그렇고 이쪽 올트워터의 집들은 길쭉한 직사각형 형태의 건물이 많다. 도로에 맞댄 면적이 클수록 집값이 높아 그런 것 같다. 세금 문제가 있을지도 모르고..

오늘의 첫 번째 방문 코스는 군역사 박물관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비행기를 보여주고자 한 건데 비행기는 분해돼서 새로운 박물관으로 옮겨졌다 한다. 전시물은 딱히 볼 게 없다.

승전 기념탑 같은 큰 건물이 있는데 정확히 뭔지 모르겠다.

대충 둘러보고 다음 코스인 호아로 수용소로 간다. 앞선 박물관보단 볼거리가 많다. 사람도 더 많고...

헌데 왜 박물관이란 곳도 왜 이렇게 더운지... 쾌적한 상태에서 찬찬히 둘러보고 싶은데 너무 더워서 관람을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뿐이다.

박물관에서 나오자마자 서둘러 근처 쇼핑몰 카페에 가서 몸을 식힌다.

좀 쉰 후 프렌치 쿼터로 이동. 하롱베이 가이드가 프렌치 쿼터의 건물이 프랑스풍이라 프랑스 느낌이 날 거라 해서 일부러 찾아갔는데 프랑스에 안 가봐서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럴 것 같진 않다.

호안끼엠 호수를 따라 쭉 걷는다.

주말이라 차량이 통제되는지 항상 시끄럽게 붐비던 도로가 텅 비어있다. 한산하고 고요하니 더위도 좀 덜 한 것 같은 느낌이다.

어쨌든 느낌일 뿐 덥긴 드럽게 덥기 때문에 호텔로 돌아와 수영장으로 풍덩.

몸을 식힌 후 마지막 쌀국수를 먹으러 간다. 유명하다는 쌀국수 집을 찾아놨지만 이동도 귀찮고 맛도 특별히 다를 것 같지 않아 그냥 근처 식당에 가서 마지막 쌀국수를 먹는다.

쌀국수 하면 베트남이 제일 먼저 떠오르지만 동남아 전역에서 쌀국수를 먹어본 내 입맛엔 태국의 쌀국수가 더 낫다.

이 쌀국수를 마지막으로 이번 베트남 여행도 끝이다. 엉망이 된 지구의 날씨. 이제 해변이 아니면 동남아는 겨울에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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