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35. Ha Long, Vietnam (2024. 08.08 ~ 08.09)
아침을 먹고 하롱베이 크루스행 셔틀버스에 오른다. 이것도 세 시간이 넘게 걸리는 길이다. 이번 여행엔 긴 이동이 많다. 셔틀버스에 오른 사람들이 모두 1박 2일을 함께 하기에 버스는 마치 관광버스에 탄 것 같은 분위기다. 가이드는 어설픈 농담을 섞어가며 일정을 설명해 준다.
투어 버스인 만큼 중간에 굴 양식장에 들러 진주 쇼핑 독려도 잊지 않는다.
긴 시간 달려 도착한 선착장. 수많은 크루즈 선이 보이고 그만큼 수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
날씨는 역시 찌는 듯 덥다. 우리 일행은 작은 이동선에 올라 또 45분가량 바다로 나가 바다 한가운데 정박해 있는 크루즈에 올라탄다.
우선 식당에 모여 다시 한번 일정 설명을 듣고 방을 배정받는다. 방에 들어가니 통유리창으로 보이는 근사한 풍경.
그리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 뜨거운 날씨와 긴 이동 시간의 짜증이 싹 사라진다. 오가는 이동시간을 고려하면 당일치기는 진만 빠질 것 같다.
적당히 짐을 정리하고 점심을 먹는다. 파인 다이닝 마냥 코스 요리로 하나씩 나오지만 음식은 흔한 베트남 요리다.
그래도 멋진 경치와 함께하는 식사는 만족스럽다.
다시 좀 쉬고 카약킹을 하러 간다. 병풍처럼 펼쳐진 카르스트 지형 사이에서 고요히 젖는 물살. 아이들은 처음 해보는 카약킹이 마냥 신나 보인다.
그런데 물이 너무 탁하다. 물이 청명하면 정말 멋진 풍경이었을 텐데......
카약킹 후 또 어디론가로 가서 수영 시간을 갖는다. 그냥 바다 한가운데서 하는 수영이라 아이들 챙기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아이들이 즐거워하니 다행이다.
물이 미지근한 게 무슨 목욕탕에 있는 느낌이다.
수영 후 다시 크루즈로 돌아와 쉰다. 하롱베이 당일치기는 방 배정을 받는지 모르겠지만 샤워하고 편히 누워 창밖을 보니 2박을 해도 괜찮겠단 생각이 든다.
잠시 후 파티를 한다고 해서 간판에 나간다.
무슨 코코넛 와인을 한 잔 줬는데 맛이 달달하니 괜찮다. 파티라고 했는데 뭐 별것 없고 날씨가 너무 더워 우리는 방으로 돌아온다.
저녁 식사는 뷔페다.
먹음직스러운 맛난 음식으로 배를 채운다.
저녁 후엔 오징어 낚시를 한다고 해서 가봤는데 그냥 불 몇 개 켜 놓고 낚싯대 쥐여주고는 알아서 잡으라 한다. 오징어는 보이지 않고 물고기만 몇 마리 보일 뿐이어서 낚시가 되겠나 싶었는데 역시나 몇십 분이 지나도록 아무도 오징어를 낚지 못한다. 아이들의 기대가 컸는데 아쉽다.
밤에는 가라오케 파티를 한다는데 아이들이 관심이 없어 우린 방에 머문다. 어른들의 놀이에 낀 아이들의 심정을 이해하기에.... 어쨌든 이번 하롱베이 투어는 꽤 만족스럽다.
일찍 일어나 간단한 스낵으로 아침을 먹고 작은 배를 타고 또 어디론가 간다. 크루즈는 좋은데 액티비티를 하기 위해 이동하는 작은 배에 타는 건 아주 고역이다. 승객이 모두 타면 꽉 차서 옴짝달싹 못 한 체 등받이도 없는 의자에 앉아 뜨거운 열기와 시끄러운 모터 소리를 들으며 목적지가 어딘지도 모른 체 흐르는 땀만 연신 닦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좀 비싼 크루즈는 이동선에도 에어컨 바람이 나오려나?
어딘가로 도착해 작은 노 젓는 배로 갈아탄다.
동굴 구경 간다고 했는데 동굴이라기보다 암석 사이로 지나는 짧은 터널 정도다.
노가 물살을 젓는 고요한 소리를 배경으로 경치 구경을 한다. 좋은 경치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물이 깨끗하면 정말 끝내줬을 거다.
간단히 경치 구경을 하고 크루즈로 돌아온다. 점심때까지 푹 쉬며 바깥 경치를 구경한다.
짐을 싸고 짐꾼에게 맡긴 뒤 점심을 먹는다. 마지막 식사라 많이 먹는다.
다시 이동배를 타고 45분이 걸려 힘들게 선착장에 도착한다.
아~ 정말 덥다. 어떻게 이런 날씨에서 살아가는지... 이제 우리나라 여름도 만만치 않지만 4~5개월만 버티면 되니까. 찬물도 잘 나오고...
크루즈 여행이라 말하기에 좀 부족한 1박짜리 작은 크루즈였지만, 만족도가 상당해서 좀 제대로 된 크루즈여행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뭐든 경험을 해봐야 그 진가를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