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여행기를 쓰느라고 늦게 잤다. 낮에는 너무 더워 노는 것 말고는 뭘 할 수가 없다. 밥을 먹고 세바스티안과 본격적으로 쏭크란을 즐기기 위해 나선다. 우선 큰 물총을 하나 사고, 어제 잠시 같이 즐겼던 캄보디아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간다. 사방에서 뿌리는 물을 맞으며 그곳에 도착한다. 우릴 반갑게 맞아준다. 큰 드럼통에는 큼직한 얼음과 물이 가득하다. 물을 맞을 때도 이렇게 가끔은 얼음물을 뿌리는 사람이 있어 깜짝 깜짝 놀라게 되는데, 이게 나의 무기가 되니 한층 더 재미있다. 신나는 음악과 함께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총을 쏘고, 바가지로 물을 끼얹는다.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정말 한 사람 빠지지 않고 모두 즐거울 수 있는 훌륭한 축제다.
난 뭘 해도 쉽게 실증이나 더 새로운 걸 찾는 타입인데, 2시간이 넘도록 즐겨도 재미있다. 한국에 돌아가면 한창 더울 복날에 같은 방식으로 즐기면 좋을 것 같다. 이런걸 잔뜩 배워가면 그것만으로도 빡빡한 우리나라에서의 삶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문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여행 중 경험한 즐거움을 돌아가서도 하겠노라 다짐한 사람은 많을 것이다. 그러곤 모든 걸 까맣게 잊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다. 머리 속에서만 있는 다짐은 무의미하다. 다짐을 잊지 않겠다는 더 큰 다짐이 필요하다.
해가 저물고 3일간의 물놀이 축제가 막을 내린다. 돌아와서 좀 쉬고 어느 사원에서 한다는 뮤직 페스티벌을 보러 이동하는데 사원을 찾지 못하고 헤매다가 그냥 우리끼리 맥주를 마신다. 하루 종일 서서 물을 뿌렸더니 좀 피곤하다. 자전거 페달을 밟는 다리 근육은 일상 생활을 하는데 쓰는 근육과 전혀 관계가 없는 듯 하다. 그렇게 단련을 했는데 뭘 해도 다리가 제일 피로하다. 가서 자야겠다.
'Production[Story] > S#08. Thailand' 카테고리의 다른 글
C#39. 늦잠 (4월17일 am10:30 ~ 4월17일 pm11:30) (0) | 2010.06.24 |
---|---|
C#38. 세바스티안 (4월16일 am10:30 ~ 4월17일 am4:00) (1) | 2010.06.24 |
C#36. Korea BBQ (4월14일 am9:30 ~ 4월15일 am4:00) (1) | 2010.06.24 |
C#35. 코창 도착 (4월13일 am4:30 ~ 4월14일 am3:00) (0) | 2010.06.24 |
C#34. 아~ 골치 아파 (4월12일 am9:30 ~ 4월12일 pm11:00) (1) | 2010.06.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