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술을 좀 마셔서인지 데이빗 아저씨도 늦게 일어난다. 아침을 먹으러 간다. 중국식당에서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하고 차에 올라타니 데이빗 아저씨가 피싱 빌리지에 가자 한다. 무슨 낚시하는 동네인 줄 알았더니 수산시장이다.
수산시장 주변을 둘러본 후 다른 어딜 가자 하는데, 일종의 코스인 것 같다. 단순히 웜샤워 멤버로 데리고 다니는 게 아닌 것 같아서 물어보니 3일 숙박, 사이클 트랙킹으로 개인당 90달러 하는 여행 가이드도 겸한다고 한다. 어제 떠난 덴마크 친구들이 그걸 신청한 것이었다. 우린 자전거라면 지겹게 타니 그걸 고려해서인지 차를 타고 여기저길 둘러본다. 한 동네에 뭐가 그리 많은지 파인애플 농장,
초코릿의 원료인 코코 농장,
드레곤 푸르츠 농장,
오일팜 농장,
길에 있는 제비집 하우스 등을 둘러본다.
그리고 진정한 로컬바라 할 수 있는 파리가 엄청 많은 주점에서 코코넛 와인과 직접 사냥한 멧돼지와 도마뱀 요리를 먹는다.
술을 마시며 얘기를 해보니 자식이 일곱인데 젊었을 땐 일만 하느라 삶을 즐기지 못했다 한다. 십오 년 전부터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고, 이젠 일하지 않고 삶을 즐기려 한다고… 지금 우리야 비용 지불하지 않는 방법으로 만난 것이지만 많은 이들이 그의 투어에 신청을 하니 취미와 돈벌이를 잘 조화한 것 같다. 그렇다고 우리에게 소홀한 건 아니다. 이미 그의 입장에선 돈이 중요한 게 아니다.
집에 돌아와서 잠시 쉰 후에 그의 친구를 만나러 간다. 동네에 있는 주말 시장 주점에 앉아 맥주를 마신다. 그의 친구들이 하나 둘씩 모이더니 이내 만석이 된다. 어제 많이 마셨으니 간단히 하자 했던 데이빗의 말은 어느새 잊혀지고 연신 맥주를 마신다.
친구들이 모두 인도계라 물어보니 이들끼리는 말레이어가 아닌 타밀어를 쓴다 한다. 북인도에선 힌디어를 남인도에서는 타밀어를 쓴다. 많은 흑인이 아프리카를 그리 생각하는 것처럼 이들도 인도를 마음의 고향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내가 뭣도 모르는 상황에서 말레이시아의 화합을 논하는 건 우습지만, 중국계끼리는 중국어로 인도계끼리는 인도어로 말하는 게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질 건지 의심스럽다. 뭐… 내가 걱정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술을 잔뜩 마시고 집으로 돌아온다. 오늘도 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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