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발하려고 했으나 그 동안 모함마드가 많이 챙겨줬는데 갑자기 연락도 없이 당일날 떠난다고 말하기가 좀 미안하기도 하고 아침에 일어나기가 너무 싫어서 하루 더 머물기로 한다. 정말 빠듯하면 버스를 타고 가면 그만. 수단이 앞서가는 건 용납치 말자.
여길 떠나면 언제 다시 인터넷을 할 수 있을지 모르니 아르메니아에도 카우치서핑 연락을 해둔다. 아르메니아의 수도인 예레반은 국경에서 300km 정도이지만 완전 산길이라 한참 걸릴 것이다. 예레반에 도착하기 전 적당한 간격으로 세 개의 마을에 카우치서핑 멤버가 있는데 딱 한 두 명씩이다. 힘든 확률이지만 우선 연락을 넣어둔다.
모함마드에게 내일 떠날 거라 연락을 했더니 마지막 만남을 위해 집에 찾아온다. 밖으로 나가자고 해서 나선다. 친구가 하는 갤러리에 갔는데 전혀 갤러리가 있을 것 같지 않은 주택가 같은 곳에서 무슨 비밀 접선하듯 문을 열고 들어간다. 이유인 즉 전시된 작품이 누드화였기 때문이다.
이런 것도 금지라 한다. 우리나라 7~80년대 같은 느낌이다.
그림 구경을 하고 또 산에 올라간다. 테헤란 북쪽은 죄다 산이라 지역마다 다양하게 조성해놨다. 오늘 간 곳은 나무가 많은 산림 산책로다. 주말이라 많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놀고 있다. 단란한 가족도 있고,
짜증나는 연인도 있고,
불편한 옷차림으로 배드민턴을 치는 여자도 있다.
잠시 쉬었다 내려온다.
다음은 모지 아줌마와 갔던 고급 레스토랑이 모여있던 지역에 간다. 모함마드는 새로운 곳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실망시키기 싫어 처음 온척한다. 주변 구경을 좀 하다 한 레스토랑에 들어간다. 케밥을 시켜먹는다.
케밥은 맛있다.
주변엔 깔리온을 피는 사람이 많다. 사실 여자가 깔리욘을 피는 건 안 된다고 한다. 근데 아무렇지 않게 다 한다. 모든 게 금지돼있지만 모든 걸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군대얘기도 한다. 이란은 20개월 의무복무라 한다. 자기는 안 갔단다. 좋겠다.
늦은 시간까지 교통정체가 심하다. 집으로 돌아온다. 내일도 일 때문에 바쁘다고 해서 기념품을 건네고 사진을 찍고 마지막 인사를 한다. 인사를 하고 모함마드가 집을 나서니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다. 내일은 진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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