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한은 출근했다. 빈집에 혼자 있는 게 편하긴 하다. 얼마 전부터 말썽인 컴퓨터를 어떻게 해야 한다. 고스트를 돌려도 안되니 윈도우를 새로 까는 방법밖에 없다. 가지고 있는 윈도우는 초기 버전이라 인증 절차가 귀찮아 새 윈도우를 다운 받는다. 인터넷이 느려 다운 받는 동안 밥을 해 먹는다.
이 집엔 꺼내 먹을 게 거의 없다. 어떻게든 있는 걸로 아침은 해결했지만 내일은 재료를 사와야 할 듯하다.
뉴스를 보니 철수형의 서울시장 출마설에 난리다. 처음엔 쾌재를 질렀다가 과연 철수형이 그런 쓰레기 난장판에서 소신대로 일할 수 있을까? 그보다 때로는 비정함을 발휘해야 하는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든다. 그가 내 친구라면 이렇게 말했을 거다. ‘너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그만두고, 사회를 위해서라면 나가라. 하지만 넌 사회적 책임을 질 자격과 의무가 있다. 너를 잃지만 말아라.’ 그가 사장직을 잘 할 수 있을지 전혀 알 수 없지만 졸라 못 할거라고 해도 난 그를 지지한다.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우리나라 정치판은 처음부터 완전히 다시 시작해야 한다. 김구 할아버지가 아닌 승만이가 대권을 잡을 때부터 잘못 뀌어진 단추를 다시 다 풀러 새로 뀌어야 한다. 터키로 그렇고 어느 나라를 가도 그 나라 독립의 수장은 최고의 영웅 대접을 받고, 지폐에 얼굴을 새겨 넣는다. 이 놈의 나라는 지들의 정체성이 들킬까 두려워 예정에 있던 십만 원권 지폐 발행도 없앨 정도니 이런 망국이 또 어디 있나. 개새끼들. 대중이 형이 태종의 역할을 해줬더라면 우린 세종을 맞이할 수 있었지만 가슴이 찢어지도록 아쉽게 광해군이 돼 버린 무현이 형을 생각하면 내 나라를 쪽 팔리게 만들어버린 명박이 무리들 세상에선 철수형의 출마는 그 존재만으로도 가치 있는 일이다.
세상은 절대 순리대로 변하지 않는다. 안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 누군가의 결심에 의해 바뀌는 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대중의 힘, 국민의 힘, 민주주의? 깨뿔. 그런 거 다 뻥이다. 우리는 소수의 기득권이 만드는 세상에서 살고 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올바른 엘리트에 힘을 실어주는 것 밖에 없다. 쓰레기 언론의 농간의 속지 말고 옳은 선택을 하길 희망한다. 좀 흥분했다.
저녁에 퇴근한 지한과 함께 밥을 먹으러 간다. 이 근처 지방에서 유명하다는 엑멕(Ekmek)을 시킨다. 피자 같은 건데 도우를 길게 해서 만든 요리다. 어느 동네에는 수십 미터 길이로 만들기도 한단다. 너무 양이 많아 다 먹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도우가 굉장히 얇아서 보기보단 먹을만한 양이었다. 그리고 역시나 맛있다. 피자보다 훨씬 낫다.
터키엔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다. 내가 장사의 소질만 있었으면 당장 우리나라에 터키 레스토랑을 들여올 구상에 들어갔을거다. 싸구려 쌀국수도 그렇게 이상한 맛으로 비싸게 팔아먹을 수 있다면 터키 음식은 초대박 먹거리가 될게 분명하다. 누군가 참고하길…
집에 돌아온다. 이제야 윈도우 다운로드가 끝났다. 오늘밤은 새 윈도우, 프로그램 설치로 지새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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