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날짜를 잡고, 하루만 더 있다 가자 해서 맞은 날은 정말이지 할 일이 없다. 괜히 별 때도 안 탄 옷을 빤다. 햇볕이 쨍 해서 금방 마르겠지 했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진다. 호랭이가 엄청나게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는지 창으로 들어오는 햇볕은 뜨거운데 비는 요란하다. 소나기치고는 꽤 오랫동안 내리다 그친다. 오늘 떠났으면 이 비를 맞았을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해가 진 후에 가게로 간다. 어느새 주변 가게 주인들하고도 안면이 터서 모두에게 내일 떠날 거라 인사를 한다. 가게 문을 닫고 언제나처럼 펍에 가서 맥주를 마신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양내장 스프를 먹는다.
어제 내가 하루만 더 있다 가겠다고 미안한 듯 말해서 그게 걸렸는지 상관없으니 있고 싶은 만큼 있다 가라 한다. 그 마음은 고맙지만 떠날 때가 됐다. 한곳에 너무 오래 머무는 것도 좋지 않다. 저기 어딘가에 또 다른 만남이 기다리고 있으니 아쉬움은 접는다. 근데 1,600m 고도도 같이 기다리고 있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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