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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C#10. 11월 29일

2017. 2. 17. 15:51 | Posted by inu1ina2

오늘 일정은 두 가지다. 낮에 이웃집에 방문하고, 저녁엔 일로나의 절친네 집에 가야 한다. 이웃집이 전에 살던 집 이웃이어서 장인어른의 차를 타고 간다.



이곳에 와서 이웃이라는 사람들을 여럿 만났다. 일로나도 옛 앨범을 보여주며 오랜 이웃이라고 설명해줬다. 



이웃이라… 생각해보면 적어도 수도권에서는 이제 이웃이란 개념이 사라진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나도 한 달 전에 이사를 했지만 떡이라도 돌려야지 했던 생각이 귀찮음으로 사라지고 옆집에 누가 사는 줄도 모르는 처지다. 그 전이라고 달랐던 것도 아니고… 그냥 마주치며 어색한 인사나 나누는 사이. 어렸을 땐 동네 사람들이 많이 어울렸고, 엄마는 아직도 그때 분들을 만나고 있긴 한데… 세르비아의 상황이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20년 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지만 산업이 발전하면 같은 것들이 사라질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지금 막 드는 생각이 우리나라 수도권엔 집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들의 수가 상당하고 전세니 월세니 하는 임대계약이 2년을 기준으로 해서 그러지 않나 싶다. 내 집이 아니니 그곳에 정이 붙을 리 없고, 또 이사를 해야 할 텐데 무슨 관계를 만드나 하는 심정이 아닐까?


서유럽과 북미엔 가본 적이 없으니 당연히 내가 여행했던 대부분 나라는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보다 덜 산업화한 나라다. 그곳에서 느꼈던 인간관계의 정겨움은 정녕 우리나라에선 사라지고 있는 걸까? 더 산업화한 나라 여행을 좀 해봐야겠다. 그게 우리나라의 문젠지 산업화의 문젠지…


하여간 이웃 아줌마를 만나고 집에 돌아와 쉬다가 일로나 친구네로 간다. 엘레나, 안젤라는 일로나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들인 것 같다. 일로나는 30대 중반, 안젤라는 30대 초반, 옐레나는 20대 후반. 전에 만났던 친구 중엔 50대 초반도 있고… 이렇게 나이 상관없이 친구 먹는 거 보면 참 보기 좋다. 쓸데없는 위계 없이 모두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건 좋은 거다.


안젤라는 한 달 전에 출산을 해서 좀 피곤해 보이지만 두 번째 아이라 그런지 능숙하게 애를 안고 돌아다닌다. 첫딸 사라도 투정 없이 착하게 잘 놀고… 




여자들의 수다 속에서 난 인후를 돌보고 안젤라의 남편 보얀은 열심히 먹거리를 가져가 나르고… 너무 신나게들 얘기를 나누길래 한마디도 끼어들지 않고 한 발짝 물러서서 인후하고만 논다.


떠나기 전 다 같이 사진을 찍었는데 우연치 않게 4년 전 찍었던 위치에 같이 앉아있는 걸 나중에 발견했다. 아이만 더 추가된 체… 계속 이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추억이 없는 인생은 아무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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