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사람들은 모두 일찍 일어난다. 내가 워낙 늦게 일어나는 삶에 익숙해서인지 7시에 분주함에 깼는데 모두 자리를 정리한 후다. 아침을 먹고 자전거를 세워 놓은 아래 본부로 내려간다. 이곳 날씨는 오전엔 잔뜩 안개 끼고 낮에는 뜨거운 햇살이 작렬한다. 어제 빨아 놓은 빨래는 여전히 젖어있다. 10시쯤 출발하려고 생각한다.
어제 튜브를 고쳐준 친구가 9시에 어디에 가서 밥을 먹자는 시늉을 해 그렇게 하기로 하고 따라 나선다. 그의 오토바이 뒤에 타고 그제 우리가 머물렀던 마을로 간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오늘이 무슨 날인지 사람들이 잔뜩 모여있다. 결혼식내지는 아이의 백일잔치 정도되는 날인 듯 싶다. 우리나라 결혼식 폐백처럼 주인공인 듯 싶은 신랑 신부와 아이가 가운데 자리잡고 사람들이 선물을 주면 감사를 표한다.
정해진 행사가 끝난 후 잘 차려진 음식을 먹는다. 술도 빠지지 않는다. 여행 중 우리는 어디서나 깜짝 손님의 입장이라 오늘 역시 수많은 악수와 술을 먹는다. 낮술도 아닌 아침술. 정말 몇 잔을 마셨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특이한 건 베트남 술은 두 병 정도까지 확 오르다가 그 뒤론 계속 같은 상태가 유지된다. 그래도 너무 먹어서 오늘 출발하기로 한 일정은 일찌감치 접는다. 그렇게 잔치를 즐기다 다시 어제 잔 숙소로 돌아온다. 역시 오토바이를 타고 왔는데 언젠간 오토바이를 타고 여행해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술에 취해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해가 졌다. 저녁을 먹고 주변의 성화에 못 이겨 또 노래 한 판. 관심 돌리기 위해 우리의 동영상을 보여준다. 모두들 즐거워한다. 오늘도 이렇게 웃고 즐기며 하루를 보낸다. 그나저나 빨리 라오스로 넘어가야 하는데 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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