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산길이 이어진다. 오늘따라 유난히 힘들다. 피곤에 지친 몸을 회복시켜줘야 할 간은 알코올 분해하기 바쁘다. 돈이 없어 물도 못산다. 정말 최악의 상황이다. 국경마을인 디엔비엔에서 ATM기를 찾기 전까지 악전고투 할 수밖에 없다. 일반 민가에서 물을 얻고 싶지만 이상하게도 이곳 사람은 물을 준비해놓지 않는다. 생각해보니 베트남 사람이 물먹는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음료수를 사 먹던가 소주잔 크기 잔에 차를 홀짝홀짝 마실 뿐이다. 아마 물이 깨끗하지 않아서 그런 듯 싶다.
어쨌든 그렇게 타는 갈증을 이겨내고 디엔비엔에 도착한다. 은행 정수기에서 물 세 컵을 들이키고야 갈증이 좀 풀린다. 갈증이 풀리니 배가 고프다. 쌀국수 한 그릇. 이제야 좀 살 것 같다. 오늘 바로 국경을 넘으려 했으나 휴식이 필요하고 전자기기 충전도 해야 돼서 게스트하우스를 잡는다. 여긴 뭣도 없는 것 같은데 게스트 하우스가 꽤 있다. 무선 인터넷이 되는 카페도 있다. 커피가 먹고 싶어 노트북을 들고 카페에 자리한다. 구수한 베트남 커피가 맛있다. 이제 좀 사람 사는 것 같다.
숙소로 돌아와서 우리만큼 힘들게 달려 엉망진창이 된 자전거를 손 본다.
라오스는 길이 더 안 좋다는데 벌써부터 한숨이 나온다. 내일 국경을 넘는다. 또 다른 새로움이 반가울지 엉망인 도로가 짜증날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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