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6. 하루 종일 테라스에 앉아 1 (1월10일 am10:00 ~ 1월11일 am12:00)
2010. 3. 15. 01:11 |다리를 건너 아침을 먹으러 간다. 쌀국수가 가장 저렴해 즐겨 찾는 음식인데 베트남 쌀국수에 비해 맛이 덜하다. 가격도 약간 비싼 편인데 제일 불만인건 양이 너무 적다. 두 그릇은 먹어야 적당할까 싶은 정도만 주니 포만감을 느끼기 힘들다. 그렇다고 두 그릇씩 사 먹을 수도 없다. 우린 가난한 여행자.
돌아와 동영상 편집을 시작한다. 베트남에서 사건들이 많아 여러 에피소드가 나올 것 같다. 좋은 경치의 테라스에 앉아 있으니 작업하기 그만이다. 라오스는 경치는 좋지만 사건이 없어 한 편으로 족할 것 같다. 풍경은 사진으로 보는 것이 더 좋다. 그 사이 효일이는 이 숙소 책꽂이에 있던 한국어판 베트남 론리플래닛을 읽는다. ‘정미현'이란 분이 놓고 간 책인 듯 하다. 론리플래닛에서는 베트남에서 우리가 거쳐 온 길을 매우 험하지만 최고의 풍경을 선사하는 길이라고 설명한다. 미니 버스를 타고 가도 힘든 길이니 마음 단단히 먹고, 그 길을 오르는 용감한 사이클리스트에게 격려를 잊지 말라는 대목도 있다. 이 글을 미리 봤다면 우린 다른 루트를 선택했을 게 분명하다. 때로는 모르는 게 약이다.
옆 방갈로에 새로 들어온 커플은 큰 하드케이스에 기타를 가지고 왔다. 날이 어두워지자 조용히 연주를 하는데 훌륭하다. 효일이는 그걸 참지 못하고 분위기에 휩쓸려 맥주를 사온다. 큰 배낭과 함께 해야 하는 여행에서 악기를 들고 다닌다는 것은 그 만큼 음악을 좋아하고 연주를 잘 한다는 말이 된다. 악기를 들고 다니는 여행자 중 내가 제일 하수일 듯 싶다. 이번에는 여자가 Tom Waits의 노래를 부른다. 멋지다. 내 짝도 노래를 잘 하는 사람이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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