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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두 번째 플랜 방문은 운 좋게도 방문 후원자와 함께 했다. 영시씨는 첫 해외 나들이를 후원 아동을 만나는데 할애했다. 오랫동안 후원한 아이가 졸업(18세가 넘어 후원을 마치는 것을 그렇게 표현한다)을 하니 한 번쯤 만나보고 싶었나 보다. 꼬마였던 아이가 어느새 훌쩍 커버려 졸업을 하니 감회가 남달랐으리라 생각된다. 우리를 안내한 훔양에게 졸업을 한 이후에 아이와 서신 교환이 가능하냐고 물으니 후원 관계에 있는 상태보다는 쉽지 않은 것 같다. 훔양 또한 졸업한 아이와의 관계가 쉽게 정리되고 잊혀진다는 것에 대해 많이 아쉽다고 했다.

냉정하게 말하면 후원 아동과의 관계는 후원자가 언제나 파기할 수 있는 계약관계라고 볼 수 있다. 후원 아동은 그 계약을 이행할 의무만 있는 일방적인 관계. 바쁜 생활 속에서 후원 아동까지 일일이 챙기기는 쉽지 않다. 가끔 통장 잔고 확인하는 게 다 일 수도 있다. 아마 많은 후원자가 누군가를 후원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만족감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한다. 계약의 의무, 도덕적 의무를 떠나서 후원자라면 오늘 본인의 후원 아동을 위해 펜을 한 번 들어 보는 건 어떨까? 지금은 어려서 잘 모르겠지만 아이가 자라면 그의 기억 속에, 손에 남겨져 소중하게 간직되는 건 후원금이 아니라 자신을 도와준 후원자의 글이 적혀있는 편지 한 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