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먹고 와서 ‘Pacific’을 마저 본다. 어제 세 편을 보고 오늘 나머지 일곱 편을 한 큐에 쭉 본다. ‘Band of Brothers’의 후속작이라 내심 기대가 컸는데 전편을 능가하는 후속작은 없다는 속설처럼 전편만 못하다. 적당한 재미로 열 시간을 채워준 것에 만족한다.
플랜코리아를 통해 플랜방글라데시에서 초청장을 보내줄 수 있다는 연락은 받았는데 우리 마음처럼 일이 빨리 빨리 처리되지는 않는가 보다. 또 생각보다 더 말레이시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겠다.
지금 머물고 있는 마야의 집에선 내일 떠나야 하기 때문에 다른 카우치서핑 친구에게 연락을 취해 놓는다. 우리가 운이 좋아서 이렇게 계속해서 카우치서핑 호스트를 만나는 것도 있지만, 그게 마냥 운만 좋은 건 아니다. 처음 중국에서는 2명을 재워줄 수 있는 친구를 찾고 프로필을 보며 가능할 것 같은 친구에게 연락을 취했는데, 지금은 2명을 재워줄 수 있는 모든 사람에게 메세지를 보낸다. 싱가포르에 있을 때 쿠알라룸푸르에서 2명을 재워줄 수 있는 90여명에게 모두 메세지를 보냈고, 그 중 세 명에게 가능하다는 연락이 왔던 거다. 그 세 명이 마이클과 마야 그리고 내일 만날 조이다. 우선 도착할 것 같은 날짜를 말해두고, 첫 친구 집에 가서 다른 친구에게 계획이 좀 변경돼서 늦을 것 같다고 말해둔다. 그리고 그 집에서 떠나야 할 때쯤 다른 친구에게 그 때 도착할 것 같다고 메세지를 보낸다. 아무래도 호스트를 고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면 기분이 그리 좋을 것 같지 않아서 그렇게 하는데 자전거로 이동한다는 걸 전제로 깔아두면 그렇게 둘러대기가 좋다. 어쨌든 내일 떠날 준비를 대충해두고 마야의 차를 타고 축구를 보러 간다. 먼저 벤자민네 집에 들르고, 다시 벤자민의 친구 집으로 간다.
다른 친구들도 모여 여덟 명이 늦은 시간에 모여 축구를 본다. 그 집에 부모님이 계셨는데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마치 미국 드라마에서 보는 것처럼 자유롭다. 말레이시아 부자집의 세계는 이런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마야의 아빠가 외교관이었단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네덜란드, 방글라데시, 한국, 멕시코, 미국을 오가며 살아서 서구적인 습관이 몸에 베어있다. 아마도 다른 친구들의 부모님들도 비슷한 직업이지 않을까 싶다. 우리나라 외교관들 역시 자식들까지 아우르는 폐쇄적인 집단을 만들어 그들만의 강력한 헤게모니를 차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축구를 보고 집으로 돌아온다. 종일 누워서 드라마 본 게 피곤했는지 너무 졸리다. 쓰러져 잔다.
'Production[Story] > S#13. Malaysia again 2' 카테고리의 다른 글
C#9. 넷북 장만 (7월9일 am11:00 ~ 7월10일 am3:00) (0) | 2010.08.07 |
---|---|
C#8. 새로운 친구 조 (7월8일 am11:00 ~ 7월9일 am2:00) (0) | 2010.08.07 |
C#6. 친구 관리 (7월6일 pm1:30 ~ 7월7일 am5:00) (0) | 2010.08.07 |
C#5. 300일 째 (7월5일 pm4:00 ~ 7월6일 am5:00) (0) | 2010.08.07 |
C#4. 친구들과 저녁식사 (7월4일 pm3:30 ~ 7월5일 am10:00) (0) | 2010.08.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