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관리 아저씨가 밥 먹으라며 깨운다.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놨는데도 모기들은 여전해 잠을 잘 못 잤다. 더 자고 싶지만 플랜 사업지역 방문을 해야 해서 일어나 식당으로 간다. 간단한 토스트와 오믈렛. 오랜만에 빵을 먹으니 맛있다.
플랜 직원 분이 차를 가지고 와 차를 타고 또 다른 사무실로 이동한다. 우리가 있던 곳은 사무실이 아닌 그냥 숙소였나 보다. 사무실에서 하시눌 아저씨를 만나고 다른 직원 분들과도 인사를 나눈다. 언론이라는 게 무서워서 이미 우리를 알고 있는 분들이 꽤 있다.
간단한 인사를 마치고 하시눌 아저씨와 문니 아줌마와 함께 우리나라 유치원 격인 pre school을 방문한다.
멋 모르는 꼬맹이들이 낯선 이방인의 방문에 어리둥절해 하며 눈을 말똥거린다. 선생님의 노래와 율동을 따라 하는 아이들이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다. 특히나 이쪽 인종 아이들은 조그만 얼굴에 이목구비가 뚜렷해서 정말 예쁘다.
다시 다른 집을 방문한다. 아이들이 너무 많다 보니 이렇게 가정집에서 조촐하게 운영하는 유치원도 있다고 한다. 물론 플랜이 지원을 한다.
유치원 방문 후 간 곳은 어느 한국인의 후원아이가 사는 집이다. 성함이 ‘오상수’씨다. 6년간 매년 한번씩 일곱 번이나 다녀가셨다고 한다. 이곳에선 그 ‘오'아저씨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유치원에서도 모두 ‘오’아저씨가 제공해준 노트를 쓰고 있었고, 후원아동의 집 곳곳에 아저씨의 흔적이 있다. 작은 연고부터 노트, 자전거 심지어는 태양열 솔라패널까지 설치를 해 놓으셨다. 정말 본인의 후원아동을 위해 신경을 많이 쓰시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후원 받는 아이는 우리를 보고도 거리낌없이 밝은 웃음을 짓는다. 한 달에 한 번 통장 잔고 확인하는 차원을 넘어 진정으로 책임감 있는 후원이란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다.
다시 초등학교에 들려 아이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오전 일정을 마친다. 사무실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잠시 쉰 다음 이번엔 메디컬 센터를 방문한다. 말이 메디컬 센터지 간단한 응급처지 정도나 가능할 정도의 시설이다.
병원이 워낙 멀다 보니 급한 환자를 응급 처치한 후 후송해주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베트남에서 방문했던 메디컬 센터는 나름 병원 같은 모습이었고 치료비도 거의 무상이라 했는데, 이곳은 상황이 안 좋은지 시설도 열악하고 어느 정도 치료비도 받아야 운영이 가능한 시스템인 것 같다. 아무래도 인구가 많아서 인듯하다. 그래도 이렇게 24시간 운영하는 의료기관이 있다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다음은 동네 아이들의 모임이라 할 수 있는 클럽에 간다. 말이 좋아 클럽이지 간단한 나무집이다. 중학교 정도 되는 아이들이 모여 사교모임도 갖고 이런 저런 자율적인 학습을 하는 곳이다. 플랜은 이 아이들의 회의를 통해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창구로 활용하는 것 같다. 아이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고 오늘 방문을 마친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는 플랜이 활동을 안 해 오랜만에 한 플랜 방문이었다. 방문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세상엔 아주 기본적인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너무너무 많다. 내가 이들의 미래를 너무 암울하게 바라보는 게 문제겠지만, 저 밝은 웃음 뒤에 찾아올 그들의 고된 삶의 모습을 그리면 울컥한 마음이 든다. 정말 모두 힘을 모아 이 아이들의 웃음을 지켜줘야 한다.
플랜 직원 분들과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잠을 많이 못 자 좀 피곤한 하루였다. 저녁을 먹고 들어와 눕는다. 내일부터 인도를 향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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