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스하게 일어난다. 술을 진짜 많이 마셨는데 오랜만에 먹어서 간이 쌩쌩했던 건지 술이 좋았던 건지 그리 힘들진 않다. 그래도 움직이는 게 귀찮아서 오늘 하루 더 머물기로 혼자 맘대로 결정한다. 쓸쓸히 홀로 있는 할아버지도 좋아하시리라.
할아버지는 아침을 준비하신다. 토마토 오믈렛과 햄, 치즈를 난에 싸먹는다.
여기서 할 일은 없다. 그냥 편하게 누워서 차 한 잔 마시며 풀벌레 소리 들으며 경치 구경이나 하면 된다.
이곳의 유일한 단점은 피를 빨아먹는 파리가 있다는 것이다. 모기처럼 침이 있는데 모기보다 더 따끔하다. 물려도 가렵진 않다.
심심해서 계곡으로 간다. 물놀이를 좀 하려 했는데 물살이 너무 세고 차서 대충 샤워하고 빨래만 한다.
나른하니 참 좋다. 산동네 특유의 평화로움. 아르메니아에선 처음부터 좋은 만남이 생겼다. 어제 차 태워준다는 걸 거절한 게 다행이었다. 이러니 어딘가에 도착해 둘러보고 하는 것에 흥미를 잃을 수밖에 없다.
여긴 시간대를 제대로 설정한 건지 9시 반이 일몰 시간이다. 그러니 저녁식사도 늦다. 아침과 비슷하게 저녁을 먹는다. 와인도 한 잔 곁든다. 와인보다는 집에서 담근 포도주 맛이다. 이렇게 편하고 한가로이 하루를 보낸다. 산골 오두막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
내일부터 또 산길을 올라야 한다. 휴~~~
반응형
'Production[Story] > S#22. Armenia' 카테고리의 다른 글
C#6. 평화로운 하루 (7월17일 am9:30 ~ 7월17일 pm11:30) (1) | 2011.08.24 |
---|---|
C#5. 고됨 속에 술자리 (7월16일 am9:00 ~ 7월17일 am12:30) (0) | 2011.08.18 |
C#4. 끝없는 오르막 (7월15일 am10:00 ~ 7월15일 pm11:00) (0) | 2011.08.18 |
C#2. 산골 오두막 집 (7월13일 am7:30 ~ 7월14일 am3:00) (0) | 2011.08.18 |
C#1. 아르메니아 입국 (7월12일 pm9:00 ~ 7월13일 am1:30) (0) | 2011.08.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