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늦게까지 오르막을 올라서 그런지 허벅지가 뻐근하다. 몸에 전체적으로 피로가 쌓여 있는 느낌이다. 마지막 남은 스파게티를 먹어 치우고 출발한다.
오늘은 날이 아주 화창하다. 구름 한 점 없는 완전 푸른 하늘보다 군데군데 구름이 있는 푸른 하늘이 보기엔 더 좋다. 다시 오르막이 시작된다. 이 정도 오르막이 기점이었으면 좋겠다는 희망과 다르게 슬금슬금 고도가 올라가더니 1,200m를 찍는다. 그리고 쭉 다운. 그리고 다시 오르막. 갈지자 길이 아닌 쭉쭉 뻗은 도론데도 세속 오르락 내리락 하는 쉽지 않은 길이다.
터키의 인구는 죄다 대도시나 해안가에 몰려 있는지 주변엔 아무것도 없다. 맑은 날씨 덕에 풍경은 좋은데 너무 심심하다.
생각보다 속도가 더뎌서 내일 도착하겠다는 생각은 접고 천천히 달린다.
주유소가 그나마 쉴 수 있는 곳이라 멈춰 과자 부스러기 좀 먹고 평상에 누워 잠깐 존다. 자고 일어나니 열라 달리기 싫다. 200km만 남겨놓고 멈춰야겠다.
다시 긴 오르막이 시작돼 끙끙거리며 오른다. 오르막이 끝이라고 생각되는 지점에서 오랜만에 한 아저씨가 손짓한다. 아저씨가 차를 타 준다.
해가 지려면 두 시간 정도 남았지만 200km가 남은 지점이고 오늘따라 몸이 무거워 여기서 멈추기로 하고 아저씨에게 묻고 텐트를 친다.
고도 1,000m 지점이라 그런지 바람이 꽤 쌀쌀하다. 샤워를 할 수 있는 시설은 없는데 추워서 하기도 힘들어 대충 땀끼만 물로 닦아내고 텐트 속으로 들어온다. 가게가 없어 빵을 못 샀다. 배가 고프다. 데미르네서 너무 잘 먹어 위가 너무 많은 걸 요구하는 듯 하다. 이틀만 참자 요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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