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을 자전거에 싣고 식당으로 간다. 아침을 먹고 모두에게 인사를 하고 출발한다.
덥다. 30도 중반은 되는 것 같고 바닷가라 습도도 높은 것 같다. 길은 대체로 평지여서 달리기는 편하다. 슬슬 달려 안탈리야에 도착한다. 카우치서핑 친구네 집 근처에 도착해 전화를 하니 일 때문에 좀 늦겠다고 기다려달라 한다. 한 시간 정도 기다렸나? 동생이 근처에 산다고 문 따줄 거라고 들어가 있으란다. 집에 들어간다. 깨끗하고 좋은 집이다. 샤워를 하고 쉬고 있으니 동생이 언니가 늦게 끝날 것 같다며 먼저 먹으라고 밥을 시켜준다. 잠시 후 악사레이에서 먹었던 엑멕이 아이란과 함께 배달된다.
이거 진짜 맛있다.
이번 호스트는 혼자 사는 40대 아줌마다. 누가 OK를 할지 모르니 아무에게나 무작정 메세지를 보내지만, 가능하면 여자 호스트의 집은 선택하지 않는다. 쓸데없는 상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여자가 사는 집에서 지내는 건 아무래도 불편하다. 그리고 이렇게 깨끗하게 관리되는 집이라면 더욱 불편하다. 안탈리야에는 멤버가 많아 6명에게서 긍정의 답변을 받았다. 그 중 이 아줌마에게 가장 늦게 연락을 받았다. 우선적으론 가장 빨리 답변이 오는 쪽을 택하는 편이다. 바로 연락이 왔다는 건 인터넷 서핑을 자주하고, 그것은 곧 집에서 인터넷을 할 수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두 조건을 다 벗어나는 가장 늦게 연락 온 여자 호스트의 집을 찾은 건 토요일에 친구 결혼식이 있는데 같이 가도 된다고 해서였다. 터키 결혼식을 이때 아니면 언제 보겠나. 다행히(?) 아줌마가 일이 많아 낮에는 혼자 있어 덜 불편할거다. 그러나 예상대로 인터넷은 설치가 안 돼있다. 동네 구경이나 하라는 거지 뭐.
늦게야 예심 아줌마가 온다. 늦어서 미안하다며 반갑게 맞아준다. 커피를 마시며 노닥거린다. 가구회사에 다니는데 한국에도 수출한다고 한다. 그쪽은 전혀 아는 게 없어 잘 모르겠다. 경제적 능력도 있는데, 40대 초반까지 결혼을 안해서 좀 의아했는데 자세히 보니 양손이 좀 불편하다. 작은 결함도 다수와 다르다면 흘겨보는 세상이니까. 특히 신체적 결함이라면 더욱이… 어쩌면 이런 나의 편견이 더 무서운 것일지도 모른다. 그냥 독신주의자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못 만났거나 할 수도 있으니… 편견을 가지고 편견의 문제를 거론하는 바보 같은 짓을 하고 있구나…
내일은 동네 구경을 좀 할까 하는데 날이 너무 더워서 내일 일어나서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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