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1. 불가리아 입국 (3월28일 am 11:30 ~ 3월 29일 am 2:00)
2012. 4. 13. 22:11 |세계에서 두 번째, 유럽에서 제일 큰 국경이라는데 날이 아닌지 한산한 국경이다. 쉽게 국경을 통과하고 유럽의 첫 관문 불가리아에 들어선다. 불가리아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다. 여행을 떠나기 전까진 이 나라가 여기 붙어있는지도 몰랐다. 불가리스 요거트와 축구선수 스토이치코프 만이 내가 알고 있는 이 나라의 전부다. 어차피 이 여행은 사람 사는 모습을 보는 게 대부분이기에 사전 정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주행 시작.
첫 인상은 좀 스산한 느낌이다. 날씨도 흐리고, 공산주의 국가였던 나라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사람들도 그리 보인다. 사실 사람들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작은 마을을 지나는 중에도 보이는 건 사람이 살고 있는 건지 버려진 건지 분간 할 수 없는 폐가 같은 건물이 많다. 전체적으로 폐허스럽다.
사람이 없는 천연 자연이 펼쳐진 곳도 고요하긴 마찬가지지만 그곳에 평화스러움이 있다.
하지만 사람이 사는 흔적이 있는 곳의 고요함은 스산한 느낌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다.
인구밀도가 워낙 낮은 나라여서 가끔 보이는 가게의 점원도 손님이 없으니 그냥 멍하니 있어 더욱 그렇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열심히 달려 연락해둔 친구가 있는 발음도 힘든 드미트로브그라드에 도착한다. 연락해둔 친구 아그네를 만난다. 아그네는 불가리아 사람이 아니고 리투아니아에서 온 발룬티어다. 여자 혼자 사는 집에 침대가 엇갈려있긴 하지만 방도 하나인 곳에 스스럼없이 남자 손님을 허락한다. 그래 뭐가 이상한가? 잘못된 현상은 대부분 잘못된 상상에서 시작한다. 어쨌든 아그네의 영어가 유창한데다가 말이 너무 빠르지만 나의 듣기 능력도 나름 향상된 듯하다. 간단한 잡담을 나눈 뒤 밥을 차려준다.
요리 실력은 별로 없지만 평가가 야박해서 그렇지 난 언제나 뭐든 잘 먹는다.
밥을 먹고 같이 발룬티어 일을 하는 아그네의 친구 독일인 야니가 온다. 같이 펍에 간다. 우리나라에서 유럽식 펍이라고 할만한 분위기의 술집에 간다. 아닌 게 아니라 여긴 유럽이니까 유럽식 분위기는 당연한 거지. 불가리아는 키릴문자를 사용해서 도통 메뉴를 볼 수가 없다. 두 친구가 말이 많다 보니 나도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주제로 많은 대화를 나눈다. 그 사이 빈 맥주잔은 계속 채워진다.
술자리가 끝나고 유럽에 들어서면서 염려했던 일. 두 친구가 이곳 사람은 아니지만 드디어 더치페이가 시작됐다. 그나마 불가리아는 물가가 싸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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