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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니 플랜코리아에서 플랜방글라데시 측의 초청장이 왔다는 메세지가 와 있다. 옳커니, 서둘러 필요한 서류를 챙겨 나간다. 말레이시아는 대중교통 시스템이 안 좋아서 자전거를 타고 가야 하는데 지금 머물고 있는 집이 도시 외곽이라 한 시간은 족히 걸린다. 그러고 보면 지금껏 여행한 나라와 비교해볼 때 서울만큼 대중교통 시스템이 잘 돼있는 도시가 없다. 그것도 차이가 굉장히 크다. 이것 역시 디테일의 차이.

적당한 시간에 방글라데시 대사관 근처까지 오긴 했는데, 필요한 서류를 프린트할 곳이 없다. 사방을 헤매고 간신히 프린트를 해서 대사관에 도착한 시각은 1시 20분. C 9-1 아무도 없는 썰렁한 대사관. 비자 업무는 한 시까지라고 한다. 인도 비자를 신청하러 갈 때도 헛걸음을 했는데 또 이 모양이다. 귀찮다 귀찮아.

시내에 나온 김에 근처에 있는 Low Yat Plaza에 간다. C 9-2우리나라 용산 전자 상가 같은 곳이라는데 달랑 6층 건물 하나 뿐이다. 가격도 거의 정찰제라 그렇게 싸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아무튼 노트북 사기엔 이곳이 제일 좋다니까 쭉 둘러본다. 아들 소식 궁금하신 효일이 부모님께서 여행기 업데이트가 너무 늦다며 넷북이라도 하나 더 사라고 돈을 보내 주셨다. 이미 전자제품이 포화상태인 우리에겐 10인치 짜리 넷북도 큰 짐이지만, 상대방 작업할 때 심심함을 달래기도 좋고 해서 넙죽 받았다. 돌아볼 만큼 돌아보고 가격도 쭉 알아본 후 적당한 넷북 하나를 고른다. C 9-3역시 우리나라보단 비싼 듯 하다. 그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컴퓨터 세팅 시작. 윈도우 7이 기본으로 깔려있는데, 처음 써보는 거고,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 중 안 깔리는 게 많아서 느린 인터넷으로 다운 받아 설치하려니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한참을 하다 배가 고파져 나가려고 하니 이 집 사람들이 모두 잠이 들어 나갈 수가 없다. 짧은 경험으론 말레이시아가 위험하단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데 모두들 큼직한 자물쇠로 문을 이중 삼중으로 걸어 잠근다. 그것도 바깥문은 철창 같은 문이어서 좀 험악한 느낌이 든다. C 9-4 집에 사람이 있건 없건 문을 잠가놔서 드나들기도 불편하다. 혼자 사는 친구들 집에선 열쇠를 받아 생활했는데, 이곳에선 어머님이 관리를 하시니 담배 피러 나가는 것도 영 불편한 게 아니다. 그러니 이렇게 모두 잠이 들면 꼼짝없이 방에만 있어야 한다.

아~ 구준해. 잠이나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