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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늘어지게 잤다. 밥을 먹으러 나가려 하는데 아주머니가 상을 차려 주신다. C 11-1방에만 있기가 답답해 겸사 겸사 바람 좀 쐬려 했는데 또 이렇게 집에서 밥을 해결한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다.

배 터지게 밥을 먹고 또 방에 들어와 시간을 보낸다. 어제에 이어서 ‘누들로드' 7부작을 끝낸다. 맛있어 보이는 면요리들의 향연을 보고 있으니 구준해 진다. 어제 사온 식빵과 잼으로 허기를 달랜다. 아~ 지루하다. 저녁 10시도 안 됐는데 거실은 컴컴하고 모두 2층 각자의 방으로 들어갔다. 월드컵 결승을 어떻게 봐야 할지 모르겠다. 경기 시작이 얼마 안 남아 거실에서 조용히 보려고 나오니 탁자에 가족들의 열쇠가 놓여있다. 답답하게 보고 싶지 않아 열쇠 하나를 집어 들고 나온다.

근처 식당에 가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대형 스크린 앞에 자리를 잡고 있다. C 11-2 우리도 한 쪽 구석에 테이블을 마련하고 앉는다. 경기가 시작한다. 골은 나오지 않지만 결정적인 기회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경기가 펼쳐진다.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스페인이 승리한다. 응원했던 네덜란드의 패배가 아쉬우면서도 네덜란드보다 더 네덜란드다웠던 스페인의 승리가, 그것도 유로 2008에 연이은 그들의 승리가 앞으로 현대 축구의 흐름에 가져올 변화를 생각하면 한편으론 다행이다 싶다. 그래도 응원하는 팀의 패배는 속이 쓰리다.

집으로 돌아온다. 언능 샤워를 하고 눕는다. 내일 한 시 전까지 방글라데시 대사관에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