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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아주머니가 차려주신 밥을 먹고 또 빈둥거린다. C 13-1하루 종일 인터넷질하며 놀다가 답답해서 맥주 한 잔 하러 나간다.

이 동네는 인도, 말레이 계 식당만 있어서 한참을 걸어 중국계 식당을 찾는다. 무슬림 국가라 그런지 인도, 말레이 계 식당에선 술을 팔지 않는다. 가게에서 사와 테이블에 앉아 먹는 것도 법에 저촉된다고 한다. 중국계 식당에서만 술을 판다. 술도 맥주 뿐이다. 말레이시아의 전통주는 따로 없는지 항상 맥주만 먹으니 지겹다. 맥주 값도 싸지 않고… C 13-2

얼마 전에 영화를 보고 소주가 먹고 싶어 효일이가 친구와 메신져를 하며 넋두리를 늘어놓았더니 먹고 싶은 거 사 먹으라며 15만원을 보내줬었다. 그 돈을 여행 경비로 쓰는 게 더 좋은 선택일지 모르지만 돈 아껴 생활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회포 풀라며 보내준 돈을 또 쪼개 쓴다면 그 친구의 배려를 져버리는 일일지 모른다. 15만 원어치 다 술을 마실 것도 아니고, 한동안 술을 안 마셔서 맥주 두 세 병만 먹어도 취기가 도니 오늘은 돈 생각 않고 맥주를 먹는다. 근처에 한국 식당이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12시가 넘으니 식당 문을 닫으려 한다. 집에 돌아와 냉장고를 열어보니 맥주가 많이 있어 내일 채워 넣을 생각으로 두 캔씩 더 먹는다. 담배를 피기 위해 난간에서 술을 마시며 노닥거렸더니 우리의 목소리가 좀 컸는지 조가 깨서 조용 좀 해달라 한다. 조용히 말한다고 했는데 주변이 너무 조용해 소리가 담을 타고 올라갔나 보다. 주의해서 속닥거렸는데 다시 제재를 받고 자리를 접는다. 얹혀 머물고 있는 주제에 피해를 줄 순 없지. 뻗어 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