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날이 덥다. 연일 40도에 육박하는 날씨다. 나가려고 했는데 사실 좀 귀찮다. 돌아다녀봐야 뭐 있을까 싶기도 하고... 헌데 집에 있어도 할 일이 없다. 캠코더는 놔 두고 단출한 차림으로 나간다.
론리플레닛에 트빌리시 워킹 투어가 있어서 그걸 따를까 하다 만다. 에레반에서 해 봤는데 별게 없다. 론리플레닛 워킹 투어는 박물관이나 유적지를 연결한 길이라서 거기에 들어갈 게 아니면 그리 좋은 코스인지 모르겠다. 날도 더운데 길 찾느라 신경쓰기도 싫다. 그냥 발길 닫는 데로 슬슬 걷는다.
여기저기 멋들어진 건물이 많다. 교회 같은 특별한 유적지가 아니라도 다 볼만하다.
처음 느꼈던 첫인상처럼 예레반과 달리 사람 사는 느낌이 더 나는데 그래서 잘 조성된 느낌을 받았던 에레반보다는 둘러보는 게 좀 불편하다.
노천카페도 별로 없고, 벤치도 도로 바로 옆이어서 쉬었다 가려고 앉기가 용이치 않다. 강가를 좀 거닐까 해서 강가로 갔는데 접근이 쉽지 않다. 근처 공원에 앉아 잠시 숨을 돌린다.
강이라기보다 그냥 개천 정도인데 물은 흙탕물이다. 그래도 강가 옆에 산책용 도보 길을 놓으면 좋았을 듯 싶은데 그냥 필요에 의한 길만 있고 옆 도로엔 차가 쌩쌩 달려 강가 길은 별로다. 중간에 현대식으로 디자인된 멋진 다리가 있는데 너무 모던해서 주변과 잘 어우러지지 않는 것 같다.
저녁엔 조명이 켜져 멋있었는데 낮엔 별로다. 황학동 도깨비 시장 같은 곳도 있었다.
오래된 물건들이 조촐하게 펼쳐져 있는데, 쇼핑은 아주 머릿속에서 지워져서 그런지 자세히 봐 지지가 않는다. 짧은 여행이었으면 이런 곳에서의 쇼핑도 큰 재미인데 좀 아쉽다.
그렇게 세시간 정도 돌아다니고 도시 구경을 마친다. 전체적으로 성에 차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별로라는 건 아니다. 단지 그 동안 내 기대치가 확 상승해서 그런 느낌을 받은 것 뿐이다. 그래도 야경 하나는 가히 최고라고 할만하다.
무선 인터넷이 되는 카페 근처에서 아이팟으로 도둑 인터넷을 한다. 터키에서 카우치서핑 반응이 생각보다 미진하다. 라마단 기간에 손님의 방문을 환영한다고 들었는데 일시적 방문만 해당되는 것인지 머무는 건 또 아닌가 보다. 많은 이들이 라마단 기간이라 힘들겠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그리고 그때가 휴가 기간인지 집을 떠난다는 답변도 많았다. 혹시나 해서 멀리까지 메세지를 잔뜩 보내놔서 긍정 답변을 두어 개 받긴 했는데 여기서 1,000km는 달려야 하는 거리다. 트빌리시를 떠나려면 좀 각오를 해야 된다. 그리고 라마단이 8월 1일부터 29일까지라니까 이곳에서 머물 수 있을 만큼 머물다 출발해야 할 것 같다. 여기서 또 이런 변수를 만날 줄이야. 그래도 뭐 이 정도는 감수해야지. 태국에서 쉬지 않고 1,000km를 달린 경험도 있고 하니 엄청난 부담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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