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에 있을 때 일로나 집에서 김밥을 만든 적이 있다. 일로나가 그걸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었는데 일로나의 부모님이 그걸 보고 맛보고 싶다 하셔서 일로나네 집으로 향한다.
거리가 한산해서 무슨 일이 있나 싶었는데 일요일이라서 그렇단다. 가게들도 영업을 안 한다. 휴일에 더 붐비는 우리와는 대조적이다.
일로나 집에 도착해서 김밥을 만든다. 마침 오늘 손님이 온다 해서 겸사겸사 손님상에 내놓을 예정인가보다. 김밥을 자주 만들다 보니 이제 쉽게 뚝딱 만들어낸다. 손님이 오고 상이 차려진다.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하는 다른 음식처럼 김밥도 썰어 드시길래 한입에 넣으라고 하려다 말았다. 어째거나 맛있게 다 비워서 다행이다.
손님에게 날 소개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내 나이를 들으면 다들 놀란다. 20대 중반으로 보였다고 한다. 내 사진을 본 우리나라 사람은 이해 못하겠지만 실제로 거의 모든 나라에서 5~10살은 어리게 본다. 인종적 특징이기도 하겠지만 기후적인 요소가 큰 것 같다. 햇볕과 건조함이 피부 노화를 촉진시키는데 우리나라가 그 영향 때문에 젊어 보이는 듯 하다. 동남아를 기준으로 동쪽은 습하고 서쪽은 건조하다. 중국도 내륙 쪽은 건조하다. 그래서 일교차, 연교차가 크다. 동남아는 전체적으로 습하지만 햇볕이 강하다. 그런 조건에서 또 우리나라 젊은 세대는 대학가기 전까지 학교와 집, 대학 졸업 후엔 빠듯한 직장생활 때문에 햇볕을 쬘 시간이 거의 없다. 어렸을 때부터 집, 학원, 학교, 여가시간에는 컴퓨터만 붙잡고 있는 지금의 10대는 더 젊어 보이는 세대가 될 거다. 젊어 보인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나이가 들면서부터는 세월과 성격이 만들어내는 멋진 주름을 갖는 것에 더 관심이 많다. 그런 주름이 뺑뺑한 피부보다 더 값지다.
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저녁에도 30도는 되는 것 같다. 집에 도착해 테라스에서 담배 한대. 노을이 멋있어서 한 컷. 날이 덜 더우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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