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으로 뭘 먹을까 하다 근처에 중국식당이 있어서 가자고 했더니 2주 뒤면 한국 갈 거면서 왜 비싼 데서 먹으려 하냐며 세르비아 식 아침을 먹으러 간다. 고된 여행 중엔 아예 포기해서 생각나지 않는데 오히려 지금 같은 때가 더 익숙한 음식이 땡긴다. 여행을 끝마친다는 마음가짐이 더 이상의 낯섦을 원치 않는 것이다. 세르비아 식 아침 중 하나인 고기 파이에 요거트를 곁들인다. 고로께 맛과 비슷한데 훨씬 맛이 좋다. 저렴하고 맛있는 아침식사를 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낮엔 너무 더워서 돌아다닐 엄두가 안 난다. 집에서 뒹굴다가 해가 질 무렵에 밖으로 나온다. 일몰을 보러 ‘칼라 메그단’을 다시 찾는다. 큰 공원을 지나고 성문을 통해 강변 성곽으로 간다. 지난 번엔 밤에 와서 잘 못 봤는데 주변에 교회도 많고 이런 저런 볼만한 것들이 많다.
강변이 보이는 성곽 끝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일몰을 기다리고 있다.
어제 일몰은 정말 멋졌는데 오늘은 좀 시시하다.
해가 지고 거리를 걷는다. 사람들이 꽤 북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메인도로에서 안쪽으로 방향을 틀면 길이 한산해진다. 유명하다는 물음표 마크 식당에 간다. 백 년도 더 된데다 맞은 편에 있는 교회에서 가게 이름이 맘에 안 든다고 해서 고민하다 결국 물음표를 상호로 쓰게 됐다는 일화와 함께 예전부터 예술가들이 모여 많은 토론을 나눴다고 해서 유명하다는데 다른 식당과 크게 다른 점은 없다. 맥주 둬잔하며 노닥거리다가 나온다.
베오그라드가 이 근처나라에선 그나마 밤 문화가 있다 하던데 우리나라에 비하면 쨉도 안 된다. 집에 도착해서 역시 발코니에서 담배 한 대. 멀찌감치에서 번개가 치고 있다. 그래 비가 좀 쏟아져서 열기 좀 식혀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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