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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C#4. 2021년 12월 25일

2022. 2. 17. 11:41 | Posted by inu1ina2

어제 유튜브를 보여준 탓에 아이들이 좀 늦게 잠이 들어 오늘은 정상적인 시각에 하루를 시작한다. 비가 내려 산책도 못 하고 집에 있다가 가족 모임을 위해 예약한 식당으로 향한다.

차로 30~40분 정도를 달려 숲길에 있는 한 호텔에 도착한다. 주차된 차가 많은 거로 봐서 유명한 호텔 식당인가 보다. 일 년 중 가장 큰 명절의 가족 모임이니 좋은 곳을 예약했겠지.

우리는 좀 일찍 도착해서 주변 산책을 하려 했으나 계속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통에 경치만 바라본다. 여름에 와서 며칠 쉬었다 가기에 좋은 곳인 것 같다.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면서 인사를 나누고 선물을 나누느라 떠들썩하다. 아이들은 새로운 사람들에게 경계를 보이면서도 본인들의 선물엔 신이 난다.

이곳엔 아이가 태어나면 축하금 개념의 돈을 주는 풍습이 있다. 둘째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것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축하금을 건네는데 각각 200~300유로라는 큰돈이다. 이곳의 평균 월급이 70만원 언저리라는 걸 생각하면 절반에 해당하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그것도 아이가 태어난 지 3년이나 지났는데. 이런 큰 금액이 오가도 우리나라처럼 따로 축의금 명부가 있는 건 아니다. 사실 난 우리나라의 축의금 명부 문화가 참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음에 담긴 축하를 해주고 형편에 맞게 물질적 보탬을 건네면 그만이지, 그걸 일일이 적어놓고 숫자가 안 맞으면 불만을 쏟아내고. 모든 것이 돈으로 환산되는 이 고도화된 자본주의 사회가 난 씁쓸하다.

모두가 자리에 앉고 이미 준비돼있던 애피타이저인 마늘 빵과 각종 생햄, 치즈 등을 먹으며 환담이 이어진다.

기나긴 애피타이저 시간이 끝나고 메인요리가 나온다. 많은 사람이 각자의 요리를 주문했는데 우리는 미트플라터를 시켰다. 큰 접시에 담긴 다양한 바비큐 요리가 먹음직스럽다.

숯불 향 가득한 고기보다 맛난 게 세상에 또 있으랴. 조금 짜긴 하지만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는 맛이다. 내게 말을 거는 사람이 없기에 난 음식에만 집중할 수 있다. 아이들을 챙기느라 여유롭게 먹을 순 없지만.

이곳에선 여전히 실내에서 담배를 피운다. 아이들이 있다고 따로 신경을 쓰는 것도 아니다. 뭐 그러려니 할 수밖에 없다.

기나긴 식사자리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온다. 날씨가 내내 흐리고 비가 와서 계속 집에만 있어야 하니 답답하다. 점심을 많이 먹어서 저녁은 건너뛴다. 이제 어느 정도 시차에 맞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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