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처럼 밥상이 다 차려진 후에야 일어난다. 밥을 먹고 한 사람씩 일터로 나가며 인사를 한다. 이제 우리도 출발할 시간. 자전거에 몸을 싣는다.
공사중인 곳이 많아 먼지와 진흙 투성이다. 길 노면 상태는 말할 것도 없이 엉망이다. 신발이며 옷이며 금새 누런 먼지를 뒤집어 쓴다. 그렇게 두어 시간 달리니 공사현장은 지나쳤는데 이젠 또 끝도 없는 오르막. 하루 종일 난코스의 연속이다. 게다가 물이 다 떨어져가는데 돈도 없다. 돈이 없다는 사실이 심리적으로 사람을 굉장히 압박한다. 이런 저런 상황들이 오늘 주행을 힘들게 한다.
이제 잠자리를 구해야 할 시간. 좀 사는 것 같은 집 주인에게 텐트를 쳐도 되냐 묻는다. O.K. 쾌히 승낙하는 걸로 봐서 저녁도 얻어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먼지 뒤집어쓴 몸을 씻고 오니 역시 술상이 차려져 있다. 이곳에선 항상 술을 먼저 먹고 밥을 먹는다. 여유가 있는 집이어서 그런지 술 안주부터 다르다. 고기에 곱창, 새끼꽁치 튀김 안주. 맛있다. 주인의 친구들이 모여 한잔씩 권하는 술에 속이 쓰리다. 이 많은 친절과 호의는 정말 고마운데, 아~ 이제 술 그만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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