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2. 고도를 즐기며 (1월18일 am6:30 ~ 1월18일 pm10:00)
2010. 3. 22. 22:01 |옆에 큰 도로가 있고, 늦게까지 주유하는 사람들이 많아 시끄러워 잠을 좀 설쳤다. 그래도 약속을 했으니 6시 반에 일어나 텐트를 접는다. 옆 가게에서 크림빵을 사서 가볍게 먹고 달린다.
길이 좋아 슝슝 잘 나간다. 첫 타임을 좀 길게 뛰고 아침을 먹는다. 평소와 같이 쌀국수를 시켰으나 나온 음식은 모밀국수처럼 작은 그릇에 담긴 육수에 담궈먹는 국수와 소고기 경단 같은 음식이 나온다. 이름은 ‘분차'라고 한다. 육수는 생선을 우려낸 듯 한데 맛이 괜찮다. 새로운 메뉴인데다 양도 많고 맛도 좋아서 즐거운 식사가 된다. 그 사이 사람들이 몰려와 우릴 구경한다. 나의 첫 배낭 여행은 인도였는데, 사람들이 어찌나 치근덕거리는지 뜨거운 날씨와 함께 굉장히 짜증이 났었다. 2주 정도가 지난 후에야 그 사람들에게 대응하는 법을 알게 되고, 그게 여행의 가장 큰 재미인 걸 알아버렸다. 인도 남부로 갔을 땐 사람들이 무심해서 오히려 섭섭했던 기분이었다. 인도만 못하지만 베트남 사람들도 꽤나 낯선 이방인에게 관심을 많다. 그걸 친절과 호의로 만드는 게 바로 여행의 노하우가 아닐까 싶다.
사람들을 뒤로하고 다시 평탄한 길을 신나게 달린다. 오랜만에 이런 길을 달리니 기분이 좋다. 귀가 멍멍할 정도의 경적소리와 먼지가 좀 짜증나지만 난 산길보단 이런 길이 더 좋다. 오늘 하루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도 130km를 넘게 달린다. 130km를 달리는 동안 고도 50m를 넘지 않았으니 GPS의 오차범위 30m를 가만해도 굉장히 평탄한 길이다. 고도 0~50. 정말 아름다운 고도가 아닐 수 없다.
마음먹고 달렸으면 하노이까지 들어갈 수 있었지만 페이스를 조절해 20km 정도 남기고 잠자리를 찾는다. 큰 공터가 딸린 건물에 들어가니 고시생처럼 생긴 애가 한 쪽 공간에 매트리스를 깔고 이런 저런 살림살이 속에 있다. 아무래도 완성전인 새 건물을 지키는 듯 하다. 허락을 받고 텐트를 친다. 머리를 감으니 때 구정물이 잔뜩. 그래서 그냥 공터보단 이런 곳에 치면 씻을 수 있어 좋다. 개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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