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3. 하노이 도착 (1월19일 am8:30 ~ 1월20일 am2:30)
2010. 3. 22. 22:02 |일어나 슬슬 하노이로 달린다.
하노이의 느낌은 그 분위기나 크기로 봐서 을지로, 청계천, 동대문 시장을 하나로 묶어놓은 듯 하다. 그리고 도로를 점유하고 있는 건 차가 아니라 수많은 오토바이다. 그 사이에 동참해 우리도 도로 한 가운데로 달린다. 이런 곳에서는 정말 급 출발, 급 제동은 사고 나기 십상이다. 그냥 물 흐르듯 천천히 달리면 알아서 다 비켜나간다. 교통법규가 우리나라와 같다면 이곳의 자동차 운전자들은 꽤나 곤욕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할 일이 많다. 우선 출입국 사무소에 들려 비자 연장에 대해 알아보려 하지만 기다리는 사람이 너무 많아 그냥 나온다. 플랜 베트남에 들려 담당자와 만난다. 처음에는 사무적인 만남과 촬영으로 끝날 일이었지만, 22일에 우리나라의 후원자가 후원아동을 방문하기로 해서 그 시간을 맞추려고 일부러 라오스에 들렸다 온 것이다. 담당자와의 간단한 미팅을 마치고, 이번에는 문제가 있는 카메라 렌즈를 고치기 위해 니콘 서비스 센터로 간다. 카메라를 한 번 떨어뜨려 노출과 포커스가 잘 맞지 않는다. 가격이 비싸 포커스는 수동으로 맞추기로 하고 조리개만 손 봐달라 맡기고 하노이 한인회를 방문한다. 그곳에서 만난 분의 친절함과 다르게 베트남 비자는 연장이 힘들 것 같다. 작년 말부터 비자법이 강화돼서 무비자로 온 사람은 연장이 힘들다고 한다. 공식적으론 그렇고 방법이 있긴 한데 그 방법은 개인당 100달러가 드는 아주 질 나쁜 방법이다. 깨끗이 포기한다. 시안에서 감기가 걸린 후 효일이는 아직도 가끔 심한 기침을 한다. 그리고 라오스에서 벌레에 물린 귀에 통증이 남아 있다고 해서 다음은 이곳에서 제일 저렴하다는 베트남-한국 선린 병원에 간다. 난 밖에서 기다린다. 착한 의사 선생님이 진료 안받았다고 뻥치라고 해서 무료로 진료를 받고 나온다.
마지막은 카우치서핑을 통해 연락을 주고 받은 세드릭이란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주소를 알아본다. 세드릭은 자기는 일 때문에 오늘 못 들어가고 친구가 9시쯤에 집에 가니 찾아가 보라고 주소를 찍어준다. 아직 5시쯤이라 카페에 들어가 시간을 때우고, 8시에 그의 집을 찾아 간다. 하노이 중심가 동쪽엔 홍강이라 불리는 큰 강이 흐르는데 그 다리를 건너니 주택가가 나온다. 작은 집들이 밀집돼있고 베트남 주소 시스템을 잘 몰라 한참을 헤맨 끝에 찾는다. 그의 친구는 옥상 옆 빈 공간에 자리를 마련해 준다. 사람이 자는 목적의 공간은 아니지만 이불이 깔려있는 걸로 봐서 이미 많은 서퍼들이 이곳을 거쳐간 듯 싶다. 아무렴 어떠리. 텐트 생활에 비하면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훌륭하다. 이 집은 4층짜리 건물인데 이곳에 사는 친구들도 모두 심상치 않고 벽에는 직접 그린 그림들이 붙어있다. 모두 프랑스인들인 듯 한데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프랑스에서 젊은 예술가들이 허름한 아파트를 아뜰리에로 쓴다는 걸 들은 적이 있는데, 그런 류의 친구들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내일 세드릭이 오면 더 자세한 걸 한 번 물어봐야겠다.
오늘 하루 한 일도 많고, 물가 비싼 하노이에서 공짜 숙소도 얻어서 왠지 훌륭한 하루를 보낸 것 같다. 아 뿌듯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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