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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어제 축구가 힘들었는지 다리가 뻐근하다. 자전거 탈 때와는 다른 피곤함이다. 영어 공부 잠깐하고 나가서 장을 본다. 오늘 저녁 한국 음식 디너파티를 위한 장이다. 캄보디아는 대부분 수입품에 의존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재료를 마트에서 살 수 있다. 단 하나, 단무지가 없어 한국 마트로 간다. 단무지와 김치를 사고 다시 돌아와 잡채, 김밥, 파전을 위한 재료를 산다. 자그마치 50달러 어치. 휴~ 무슨 영광을 보겠다고 이 돈을 쏟아 붓는지 모르겠지만, 어설프게 하느니 안하니만 못하단 생각이 들어 눈 딱 감고 돈을 낸다. C 10-1그제 파전을 해 봤으니, 우리 점심도 해결할 겸 김밥을 만든다. 마트에서 무심코 산 소세지를 뜯어보니 선지로 만든 소세지다. 늦게야 상품명에 ‘blood sosage’라고 적혀있는 게 보인다. 어제 저녁에 세바스티안이 노점에서 파는 족발과 내장류를 보고 한국에서도 먹느냔 말에 ‘말이라고 하냐. 고기보다 더 비싸다. 피도 먹는데 뭘…’했더니 표정이 일그러졌던 게 생각나 들키지 않게 조심이 조리한다. C 10-2선지 소세지는 불에 볶는 순간 녹아보려 완전 죽이 된다. 그래도 맛은 좋다. 테스트 겸 점심 김밥을 완성하고 세바스티안과 같이 먹는다. 다행이 세바스티안도 맛있어 하는 것 같다. 선지 소세지의 정체는 말해주지 않는다.C 10-3산 재료가 생각보다 많아 우리가 만났던 다른 친구들도 부르라고 하고 음식 준비를 한다. 집에서 혼자 해 먹어 버릇해서 많은 음식을 만드는데 익숙하지 않아 7시 반에 시작한 것이 10시가 돼서야 끝난다. 진작부터 와 있던 친구들은 꽤나 지루해 하는 것 같다. 테이블에 음식을 놓고 모두들 둘러앉아 늦은 저녁을 먹는다. C 10-4내가 생각해도 기본빵은 나온 것 같다. 다행이 모두들 맛있게 먹는다. 미국, 독일, 캄보디아, 나이지리아, 4대륙 4개국 여섯 명의 입맛을 만족시켰으니 나름 성공작이다. C 10-5마지막으론 수박화채. 우유와 사이다의 조합을 신기해 한다. 음식에 대한 의견을 물으니 한 명만 김치를 선택하고 모두 파전에 손을 든다. 아마도 캄보디아에서 지내고 있는 만큼 밥과 면 종류는 익숙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밥을 다 먹고 발코니에 나가 맥주, 와인을 들며 노닥거린다. 이제 이들도 우리 영어 실력을 파악했는지 우리에게 말할 땐 또박또박 천천히 말해 준다. 무시보단 배려를 느낄 수 있어 좋다. C 10-6특별한 영상과 그림이 될 거라 생각해 시작한 이벤트였는데, 요리하는 데 정신이 없어 비디오는 고사하고 사진도 못 찍었다. 돈도 많이 들고 기록도 못했지만 즐겁고, 너무 고마워하던 이들의 감사 표시와 우리의 맛은 오늘 자리를 함께 했던 여덟 사람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