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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일어나니 역시 아무도 없다. 오늘 세바스티안이 프놈펜 구경을 시켜준다 했는데 방 문 앞에 바빠서 힘들겠다는 메세지가 놓여있다. 이 친구 정말 많은 배려를 해 준다는 게 느껴진다. 부엌에는 어제 디너 파티에 흔적인 많은 설거지 거리가 쌓여있다. 가끔 일하는 아줌마가 와서 청도도 해주고 하는가 본데 오늘은 출근 날이 아닌가 보다. 밥을 먹고 와서 효일이는 작업을, 나는 영어 공부를 한다. 공부라는 것은 오랜만에 해도 지겹다.

그렇게 또 하루를 보내니 저녁에 친구들이 하나 둘씩 들어온다. 세바스티안이 오늘 약속 못 지켜 미안하다고 나가서 간단히 한 잔 하자 한다. 다른 친구들과의 약속에 우리를 동행시키려는 것이었는데, 친구들이 클럽에 있다고, 자기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어떠냐 묻는다. 역시 첫날 클럽에 간 건 우리를 위한 것이었다. 우리도 그런데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끼리 맥주가게에 가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눈다. 축구 얘기, 군대 얘기, 캄보디아 얘기, NGO 단체 얘기 등등… 다시 말하지만 정말 괜찮은 놈이다. C 7-1이 친구와 만난 건 이번 여행 중 손꼽히는 만남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얘기 중 우리의 블로그 얘길 듣고 자기 단체에 대한 비디오를 하나 만들어 줄 수 있냐 묻는다. “돈을 지불해야 해?” “무슨 소리, 숙박비로도 충분해.” 회사 가서 의견을 묻겠다 한다. 어쩌면 이곳에 더 머물지 모르겠다. 좋은 친구를 만나는 건 여행 중 얻을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이다. 죽어있는 유적, 언제나 찾을 수 있는 자연, 난 지금 이 순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 좋다.

어느 기자가 무라카미 류에게 물었다.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당신은 무얼 하겠습니까?” “무얼 하는 게 중요한가요? 그 순간 누구와 같이 있는 게 더 중요하지 않나요?”

완벽한 정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