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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bia
Scott

어제 늦게 잤는데도 분주한 소리에 일찍 일어난다. 모두들 일찍부터 움직인다. 모두 일하러 나가고 우리만 이 넓은 집에 남는다. 어제 사온 재료들로 샌드위치와 토스트를 만들어 먹는다. 어설프지만 그런대로 맛이 난다. C 5-1어제 끝내지 못했던 동영상 편집을 마저 한다. 효일이는 동네 구경하러 나간다. 난 너무 더워 귀찮고 흥미로운 것도 없어서 그냥 집에서 쉰다. 잠시 후 일을 마친 세바스티안이 들어온다. 언제나 밝은 웃음으로 천천히 대화를 하려는 그가 고맙다. 세바스티안의 홈메이트인 나오미가 들어온다. 나오미는 잠시 후 다시 나가면서 친구 만나러 가는데 같이 가자고 한다. 일주일을 머물 예정이기에 좀 더 친해지기 위해, 그리고 딱히 할 일도 없어서 같이 나선다.

나오미는 미국인인데 역시 네이티브 스피커의 말은 알아듣기 힘들다. 솔직하게 이해하기 힘드니 천천히 말해 달라고 부탁한다. 사실 여행 중 만나는 사람 중에 제일 힘든 사람이 영어권 국가의 사람들이다. 보통 그들은 영어로 대화하는 걸 너무 당연시 생각한다. 영어를 잘 하는 비 영어권 유럽인들에게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좀 읽을 수 있는데 네이티브 스피커들은 그걸 고려치 않는다. 어쨌든 나오미는 미안하다며 천천히 말해준다. 그냥 말할 땐 비 영어권 국가 사람들의 말이 잘 들리는데 천천히 말하니 미국사람의 말이 더 잘 들린다. 음.. 그런 차이가 있었군.

작은 펍에서 만난 나오미의 친구 멜리사는 한국에서 잠시 지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좀 알고 우리의 대한 배려도 있어서 나름 즐거운 대화가 오간다. 잠시 후 멜리사의 또 다른 친구가 와서 우리가 불청객이 된 듯한 느낌이 들어 배가 고프다 하고 먼저 자리를 뜨려 하자 나오미가 같이 밥 먹으러 가자며 일어선다. 다시 셋이 뚝뚝을 타고 한국 식당에 간다. 비싼 가격이지만 먹을 땐 먹어야지. 삼겹살을 시켜 먹는다. C 5-2나오미도 잘 먹는다. 소주도 먹는다. 우리나라 사람이 그렇듯 우리가 계산한다. 집으로 돌아온다.

나오미가 기타를 꺼내들고 노래를 한다. 기타 실력은 완전 초보지만 노래는 잘 한다. 노래를 잘 한다기보다 노래 부르는 목소리가 좋다. 아는 노래도 있어서 같이 부른다. C 5-3왕초보 둘이 기타와 우쿨렐레를 들고 노래를 부른다. 이 순간 테크닉은 필요 없다. 그냥 음악을 같이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 너무 사랑스러운 순간이다. 여행 중 손꼽힐 보석 같은 멋진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