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자서 아침에 폼과 패트릭이 나간 것도 몰랐다. 어제 랜더링을 걸어놓고 잔 영상 네 개중 두 개는 오류가 났다. 소스가 너무 많다 보니 노트북이 힘들어한다. 오늘부턴 효일이 작업 차례라 다음에 수정하기로 한다.
나가서 지겨운 볶음밥을 먹는다. 들어오는 길에 과일을 사온다. 몸이 한창 아프고 나서 거울을 보니 유독 말라 보인다. 확실히 살이 많이 빠지긴 했다. 여행 출발 전 78kg이었는데 프놈펜에 도착해서 쟀을 땐 64kg이었다. 프놈펜에서 2주 동안 놀고 먹느라 4kg 정도가 붙었었는데 그 동안 다시 빠졌을 거다. 184cm에 64kg이면 문제가 있는 체중이다. 아프고 나서 이제 먹는 거 아끼지 말아야지 다짐을 했지만 그게 쉽지가 않다. 평소보다 과일 1500원어치 더 산 게 다니까…
혹시나 해서 찾아봤는데 우리가 걸렸던 병이 H1N1 이지 않았나 싶다. 마른 기침과 구토만 제외하면 모든 증상이 들어맞는다. 갑작스런 고열, 설사, 근육통, 관절통, 무기력증, 식욕부진, 두통 등등… 난 열과 근육통이 심했고, 효일이는 두통이 심했다. 어렸을 때 44.5도의 위험스런 체온(45도가 넘으면 죽는다)에 이르렀던 적이 있어서 그 느낌을 아는데, 이번에 40도까지는 갔던 것 같다. 아직 두통이 약간 남아있긴 한데 다른 부분은 다 호전돼 다행이다. 똥은 아직 좀 질다. 어쨌든 이게 H1N1이면 이제 면역체를 갖게 된 셈이니 전화위복일 수도 있겠다.
효일이는 작업을 하고 난 우쿨렐레를 갖고 논다. 방콕 구경을 하고 폼과 패트릭이 돌아온다. 수줍어하기만 했던 폼도 일주일을 넘게 지내니 말도 걸고, 친근해졌다. 뉴욕 여자에게 게이친구가 필수라 하던데, 남자에게도 게이친구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폼과 패트릭은 밤에 또 파티에 간다며 나간다. 분명 게이파티일 텐데, 같이 가자는 걸 아직 두통이 남아있어 사양한다. 꼭 가보고 싶은데 말이지. 떠나기 전에 기회가 또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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