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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bia
Scott

어제 그 경찰이 와서 깨운다. 더운 곳에서의 텐트 생활은 그리 쾌적하지 못하다. 텐트에서 자면서 한 번도 깨지 않고 잔 적이 손에 꼽을 정도이니 이틀간의 피로가 풀리긴커녕 더 쌓인 상태다. 몸이 천근만근. 일어나 텐트를 접으니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경찰이 우릴 깨우지 않았다면 쫄딱 젖을 뻔 했다.

우리는 중국요리를 먹고 싶은데 그 경찰친구가 인도 식당으로 가서 우린 음료만 먹는다. 인사를 나누고 우리만 다시 중국 식당으로 간다. 확실히 인도 음식보단 중국음식이 입에 맞는다. 주인인 듯한 아낙의 부탁으로 사진 한 방 박고 출발.C 26-1다행히 비는 그쳤다. 고속도로를 탈 때도 그랬는데 어떻게 돼 먹는 길인지 보이는 것도 오르막이고 그만큼 속도도 안 나는데 고도는 변화가 없다. 그러니 내리막도 있는 둥 마는 둥이다. 뭔 놈의 이런 길이 있다냐. 짜증은 짜증대로 나고 속도는 안 나오고...

한 과일 가게에 멈춰 쉰다. C 26-2길가에 있는 과일가게에서는 기본적으로 시원한 과일 쥬스를 같이 판다.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좋다. C 26-3주인아저씨가 망고스틴과 바나나를 준다. 과일가게의 이런 서비스는 덤이다. 오랜만에 먹는 망고스틴이 맛있다. 과연 과일의 여왕답다. C 26-4과일 많이 나는 동남아에서도 망고스틴은 비싼 축인데, 자잘하지만 7개의 2000원도 안되니 싸게 파는 것 같아 7개들이 한 망을 산다.C 26-5

속도가 안 난다는 건 그만큼 몸이 고되다는 의미다. 80km를 채 못 달리고 도착한 동네에서 북한과 포르투갈의 경기를 보고 맥이 빠진 채 소방서에 가보지만 퇴짜. 경찰서에서도 퇴짜를 맞는다. 모두 밝은 웃음으로 안 된다며 다른 장소를 일러주니 무작정 불만을 가질 수도 없다. 하지만 그냥 공터에 치면 씻을 수가 없으니 마침 근처에 있는 모스크에 들어간다. 늦은 시간이라 사람이 없어 망설이다가 아침 기도를 하고 나오는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그냥 치고 자라하곤 지 갈 길을 간다. 관계자도 아닌 것 같은데 너무 쉽게 말하고 떠나서 좀 망설이다가 피곤도하고해서 사람 눈에 안 띠는 곳에 그냥 텐트를 치고 눕는다. C 26-6내일 점심쯤에 도착할 거라 생각했는데 내일 도착할 수 있을라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