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Plan Korea
Columbia
Scott

기도 시간을 알리는 모스크의 노래(?)소리에 중간 중간 깨기도 하고, 아침에는 밤새 내린 비가 흘러 들어와 텐트 바닥을 적셔 잠에서 깬다. 모스크에서 나온다. C 27-1여전히 몸이 찌뿌둥하지만 이제 근육들도 자전거 모드로 돌아왔는지 컨디션이 어느 정도 회복된 듯하다. 체력이란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그 한계를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있으려면 얼마간을 어떻게 지내고 새로운 환경에 몸이 어떤 식으로 적응하는지 기억해야 한다.

이제 도심에서 많이 벗어나서인지 사탕수수나 코코넛을 파는 가게들이 눈에 많이 띤다. C 27-2C 27-3뭐든 가공품보단 천연식품이 좋다. C 27-4그렇게 주행과 휴식이 반복되고, 국경도시인 조호바루에 도착한다. 너무 늦어서 오늘 국경을 넘기는 글렀다. GPS에 찜 해놨던 경찰서에 가서 퇴짜를 맞고 다른 경찰서를 다시 찾지만 마찬가지. 말레이시아에선 경찰서가 융통성이 없다. 잠자리도 구하지 못한 상황에서 새벽 우리나라의 월드컵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를 보기 위해 TV가 있는 가게에 자리를 잡는다. 돈이 딱 밥 먹고 커피 한 잔에 까치담배 살 수 있는 돈만 남았다. 이런 상황에서는 항상 몸이 뭔가를 더 원한다. 축구가 시작되고 환호와 탄식이 교차하는 가운데 끝까지 조마조마했던 경기가 끝난다. 드디어 해냈다.

모든 한국인이 즐거워할 그 때 우린 문 닫는 가게에서 나와 동네를 배회하다 폐쇄된 유원지 같은 곳에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잠잘 수 있는 시간도 애매하고, 씻지도 못해서 텐트는 치지 않고 그냥 바닥에 눕는다. 여행 중 첫 노숙이다. 형용할 수 없는 찝찝함이 몰려온다. 그래도 피곤하니 잠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