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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웬일로 일찍 눈이 떠졌다. 이른 아침에 눈이 저절로 떠지면 기분이 좋다. 아침 햇살 맞으며 담배 한 대 펴준다.

밥을 먹고 와서 앞 짐받이를 교체한다. 짐도 무겁고, 무거운 만큼 스탠드가 버티지 못해 벽이나 다른 지지물에 기대 세워놓는데, 지지물이 약하거나 하면 자전거가 자빠지기 일수다. 그런 식으로 충격을 받다 보니 짐받이에 손상이 가고 그게 쌓여서 부러졌다. 뒷 짐받이는 한국에서 효일이와의 충돌로, 앞 짐받이는 윈난에서의 사고로 내구성에 큰 문제가 생겼고, 결국 일년도 안 돼서 모두 교체됐다. 어차피 교체해야 했다면 수리가 가능한 곳에서 문제가 일어난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C 17-1짐받이 교체를 마치고 컴퓨터 켜고 다시 한량모드로 들어간다. 인터넷이 너무 느려 정보 하나 찾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 모두 알다시피 그 시간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상태표시줄만 마냥 바라보고 있는 것 외엔 방도가 없다. 그 시간을 이용할 수 있는 무언가를 개발하면 때 돈 벌지도 모르겠다. 느린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로 안내하는 게 아니라 시간의 늪에 빠지게 한다.

캄밍은 얼굴빛도 안 좋고, 종일 누워있다. 같이 저녁이나 먹으려고 노크를 하니 어느새 나갔나 보다. 전화를 하니 조깅을 하고 있다고 한다. 몸도 안 좋은 놈이 조깅은… 여튼 대단하다. 사이클과 마라톤을 즐긴다고 할만 하다. 캄밍이 와서 같이 밥을 먹고 들어온다. 오늘도 영화 하나 보고 자야겠다.

그러고 보니 오늘 제헌절이구나. 요즘은 제헌절도 안 쉬나? 백수 생활이 길어서 휴일 개념이 사라진 지 오래다. 그리고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