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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간단한 입국 절차를 마치고 국경을 넘는다. C 1-1입국 도장에는 입국한 날짜만 찍혀있고 언제까지 유효한지에 대한 표기는 없다. 무비자는 일관적으로 90일이 적용돼서 그렇지 않나 싶다. 그루지아는 러시아 식 발음이라 조지아를 더 선호한다고 한다.

길은 전체적으로 평지다. 아르메니아에서 나오면 어디든 평지처럼 느껴질 것이다. 전C 1-2체적으로 아르메니아랑 비슷한 분위긴데 뭔가 조금 다르다. 어쨌든 새 나라에 들어오면 왠지 모를 활력이 돋아 좋다. 어제 쟁여둔 블루베리로 점심을 퉁 치고 3시쯤 수도인 트빌리시 근방에 도착한다. C 1-3

고도가 낮아 종일 땀을 줄줄 흘린다. 다시 많이 더워졌다. 카우치서핑 연락해둔 친구네 집이 북쪽이라 남쪽에서부터 도시를 훑고 지나간다. 길게 도시를 가로지르는 작은 강이 있고 전체적으로 좀 번잡한 느낌이다. 더위가 더 그런 느낌을 갖게 만든다.

집 근처에서 방황하다 영어를 좀 할 것 같은 애한테 집주소를 보여주니 친구집이란다. 예레반에서처럼 기막힌 우연이다. 바로 전화를 해 준다. 일하고 있으니 문 따주러 오겠단다. 음료수 사서 목을 축이고 있는 사이 친구 바코가 온다. C 1-4

첫 인상은 좋다. 아파트 문을 따 주고 짐을 옮긴 후 퇴근 후 보잔 얘기와 함께 다시 나간다. 난 샤워를 한다. 때꾸정물이 줄줄. 남자 혼자 사는 집이라 정리는 안 된 듯 하지만 집에서 담배도 필 수 있고 편해 좋다. 냉장고가 없는 게 흠이다. 인터넷을 하는데 상당히 빠르다. 지금껏 최고의 스피드지 싶다.

바코가 퇴근한다.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상대는 영어 구사 능력과는 별개다. 왠지 모르게 내가 먼저 말을 꺼내게 만드는 흔치 않은 편한 친구다. 같이 나간다. 근사한 레스토랑에 간다. C 1-5조지아의 일반적인 음식을 시켜달랬더니 만두와 돼지고기구이, 치즈로 꽉찬 팬케잌같은 게 나온다. C 1-6맥주는 덤이다. C 1-7만두는 '힝칼리'라 불리는데 어디서든지 사 먹을 수 있는 기본 요리라고 하니 앞으로 주된 식사 꺼리가 될듯하다. 다 맛이 좋다. 잠시 후 친구들이 와서 동참한다.

식당에서 나와 어느 큰 성당에 간다. C 1-8굉장히 큰 규모의 성당인데 오래된 것은 아니란다. 그곳에서 보는 야경이 멋있다. C 1-9다음은 올드시티라고 불리는 지역에 간다. C 1-10골목골목 멋들어진 술집이 늘어서 있다. 다 야외에 좌석을 갖추고 있어서 어디서든 앉아 한 잔하고 픈 분위기다.

차를 타고 돌아오는데 트빌리시는 예레반과 또 다른 멋진 도시다. 예레반이 잘 조성된 도시라면 트빌리시는 좀 복잡하지만 진짜 사람 사는 동네인 듯한 느낌이다. 예레반에선 밤에 안 돌아다녀 모르겠는데 트빌리시의 밤거리는 정말 멋지다. 시내 중심을 흐르는 강을 사이에 두고 크지 않은 도시를 누가 일부러 오밀조밀하게 잘 가꾸어 놓은듯하다. 낮에 번잡했던 느낌은 잘 설치된 조명으로 밤이면 어디든 멋진 사진이 나올법하게 변한다. 이런 도시를 몇 번 경험하면 서울은 정말 살기 싫은 곳이 될 듯하다. 이런 식으로 도시계획이 안 되나? 막 짜증이 난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맥주는 한 병씩 사온다. 첫날부터 멋진 하루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