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동네 좀 둘러보려고 했는데 저녁에 집을 옮겨야 할 것 같아서 그냥 집에서 쉰다. 폴란드에서 서퍼가 네 명이나 온다고 한다. 나는 보통 일주일 뒤나 이주일 뒤에 도착할 것 같다는 메세지만 보내고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편이라 미리 일정을 약속하고 오는 여행자와의 선약이 우선시 될 수밖에 없다. 한두 명이면 모를까 네 명이나 오면 이 집은 꽉 찬다. 이미 다른 호스트도 연락해 뒀으니 그 쪽으로 가면 된다. 바코가 퇴근하면 옮기기로 하고 또 언제 할지 모르는 인터넷만 열심히 한다.
다음 이동할 조지아 서쪽의 카우치서핑 멤버들에겐 연락이 없어 터키에까지 메세지를 보낸다. 머물 곳이 멀어질수록 다음 주행이 길어지게 된다. 점점 물가가 올라가고 있어서 게스트하우스는 생각할 수 없다. 만나는 친구들에게 농담처럼 얘기했던 카우치서핑 투어라는 말이 현실화 되고 있다.
배가 고파 가게에서 냉동 만두를 사와서 찐다. 근데 이건 치즈만 들어있다. 속았다. 맛도 별로 없다. 조그맣고 저렴해 보이는 걸로 샀다가 낭패를 봤다.
바코가 퇴근한다. 인사를 하고 난 이동한다. 6km 정도 떨어진 올드시티에 간다. 도착한 곳은 집이 아니라 어느 호스텔이다. 이곳 주인인 데이빗이 카우치서핑 멤버다. 8월에 오픈하는 빈 호스텔에 서퍼를 묶게 해 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직도 공사 중이고 정리가 안된 곳이 많지만 난 누울 곳과 씻을 곳만 있으면 되니 상관없고, 너저분한 상태여도 호스텔이라 묶기는 좋다. 2층 침대가 두 개 있는 도미토리 같은 공간을 줬는데 이미 다른 서퍼의 짐이 있다.
테라스에서 어제 봤던 전경이 눈에 들어와 좋다. 데이빗은 열쇠를 주고 집에 간다. 빈 호스텔에 혼자 있는 기분이 묘하다. 배가 고파 나간다.
많은 도시가 올드시티라는 구 시가지를 갖고 있다. 그리고 보통 그런 곳에 여행자들이 몰린다. 당연히 펍과 식당, 호텔들이 많다. 근데 저렴해 보이는 식당이 없다. 천천히 동네를 살짝 돌아본다. 우리가 알고 있는 케밥을 파는 작은 가게가 있어 내일 아침까지 먹을 요량으로 세 개를 산다. 오늘따라 유난히 더워 아저씨가 땀을 흘리며 케밥을 만든다. 세 개를 받고 20라리를 내니 10라리(약 6,400원)를 거슬러준다. 그럼 하나엔 얼마란 말이지? 그냥 받고 나온다.
집에 돌아와 다운받은 무한도전을 보며 케밥을 먹는다. 두툼하긴 하지만 하나는 모자라고 두 개는 많다. 잠시 후 이미 짐을 풀어놓은 벨라루시 친구 둘이 온다. 얘네도 영어는 잘 못하는 것 같다. 좀 순진한 애들이어서 편하다. 그래도 난 하도 새로운 사람을 많이 만나 같은 얘기만 반복하다 보니 초반 30분까지는 영어가 잘 나온다. 이런 식으로 말이 느는 게 아닌가 싶다.
늦은 시각. 인도네시아 여자애 하나가 또 온다. 한, 중, 일을 제외한 아시아 여행자 보기 힘든데... 근데 여자애가 와서 날도 더운데 옷을 입고 있어야 해서 좀 귀찮다. 어찌됐건 화장실이 넓어 자전거가 들어갈 수 있겠다. 내일은 자전거 청소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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