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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오늘 다시 온다던 진섭이는 함흥차사다. 이런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닌데, 다른 사람에게 길을 물어볼 때도 그렇고 시간 약속도 그렇고, 코리안 타임이라고 해서 우리 역시 어느 정도는 앞 뒤로 여유를 두는 편이지만 몽골에서는 그 정도가 심하다. 이런 걸 보통 국민성과 연관시켜 설명하곤 하는데 내 생각엔 국민성보다는 산업화 정도에 따른 시간 개념차일 가능성이 더 크다. 어쨌든 진섭이는 안 오고 나는 빈둥거린다.

밥을 얻어먹을 시간. 어제 들어온 넉넉한 식료품이 있어서 다양한 요리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오늘은 만두를 만들어 쪄먹는다.  C 30-2 그리고 만두피를 넓게 펴고, 속도 펴서 말은 ‘오로모크’라고 하는 만두말이 정도되는 요리도 한다. C 30-1이곳에서 지내는 덕분에 식당에서 파는 요리 말고도 이들 생활 속에 있는 요리를 많이 맛보고 있는데 시장에 가도 야채라곤 감자, 양파, 당근 같은 뿌리 식물 뿐이고 소금만으로 간을 맞추니 그걸 밀가루 반죽으로 펴든, 짧게 자르든, 국수로 길게 뽑든 똑같은 재료라 삶고, 찌고, 볶고, 튀겨도 맛은 다 비슷하다. 한국에 갔다 온 몽골 친구들이 한국 음식을 그리워하는 이유를 알만도 하다.

이곳에선 요리를 하거나 일을 할 때도 철저한 분업화가 이루어져서 자기 일이 끝나면 다른 사람이 일을 하고 있어도 그냥 쉰다. 막내라도 개의치 않고 까져 있는다. C 30-3 너무 그래도 보기 좋지 않지만 유독 서열화, 단체 협동을 강조하는 우리나라도 어느 정도는 이런 문화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니 개인의 능력이 빛을 바라고 학연, 지연만으로도 잘 나갈 수 있는 사회가 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