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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이제 읽을 책이 없어 론리 플래닛을 읽고 있다. 가이드북이지만 재미있는 내용도 많고 재치 있는 문장도 많다. 다만 너무 서양의 사고방식으로 바라보기에 안타까운 부분도 많다. 동양철학의 많은 부분이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을 뿐인데 그런 부분의 설명이 마치 어리석은 미신이라는 듯한 늬앙스를 풍긴다. 애초에 그들을 대상으로 만들어 진 것이지만 중국편의 저자가 모두 서양인이라는 사실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우리는 그렇게 그들의 방식대로 사고체계를 습득하고 있다. 우리나라 편은 어떤 식으로 소개돼있을지 궁금하다.

낮엔 옆집 아저씨가 말을 타고 왔길래 양해를 구하고 말을 타본다. C 31-2  잠깐이지만 몽골에 왔으니 말도 한 번 타봐야 하지 않겠나. 몽골의 말은 제주도 조랑말처럼 짤막한 아담 사이즈여서 경주용 준마와 비교하면 힘이 없어 보이지만 이런 말을 타고 대제국을 건설했으니 겉만 보고 무시할 순 없는 노릇이다. 내가 TV에서 본 것처럼 고삐를 양손으로 잡고 있으니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며 한 손으로 잡게 한다. 한 손으로 고삐를 잡고 한 손으론 채찍을 잡고 엉덩이를 때리며 타는 것이라 한다. 앞으로 가라고 할 때 “초호!”라고 외치며 고삐를 친다. C 31-1내가 요령을 잘 몰라서 그런 것이겠지만 잠깐 탔는데도 고추가 아팠다. 재미있다고 달리기라도 했다면 큰일 날 뻔 했다.

저녁엔 진섭이가 와서 또 나무를 하러 갔다. 휘영청 밝은 보름달 아래서 아름들이 나무가 쓰러진다. 처음엔 불법벌목에 대해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지만 이젠 일하는 게 그냥 귀찮을 뿐이다. 그렇게 무뎌져 가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