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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진섭이의 차를 타고 울란바토르로 나간다. 그 동안 밀렸던 몽골에서 지낸 얘기를 업데이트한다. 여행기를 정리하고 보니 몽골에 온지도 벌서 한 달이 넘었다. 오랫동안 게르에서 지냈더니 자전거 타던 일이 아득하게 느껴진다. 과장해서 말하면 유목민에서 정착민이 된 듯한 기분이다. 그러나 여긴 내가 정착할 곳이 아니다. 곧 다시 떠돌이가 된다.

진섭이 동생이 와서 독수리를 잡았다며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다. 나가보니 독수리가 아니라 매다. 시커먼 눈동자에 날카로운 발톱과 부리. 매를 가까이서 보니 흔히 조류에게서 볼 수 없었던 포스가 느껴진다. 멋진 놈이다. C 32-1매를 잡는 것 역시 불법이어서 어떻게 잡았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꽤 비싼 값에 거래되는 것 같다. 몽골 남자들은 늑대를 남자의 상징같이 여겨서 늑대 그림 액자가 많이 보이는데, 독수리(매도 포함)를 하늘의 늑대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래서 그것들도 좋아한다.

업데이트를 마치고 게르 근처에 있는 진섭이 부모님의 별장으로 간다. 장작에 쓸 통나무가 잔뜩 있는데 월동준비로 통나무를 장작으로 쓸 수 있게 자르는 작업을 하기 위해서다. 오늘은 늦어서 내일 하기로 하고 맥주나 마시기로 한다. 맥주를 사려는데 오늘부터 2주간 맥주를 팔지 않는단다. 진섭이도 이유는 모르는데 그런 날이 있다고 한다. 진섭이는 차를 돌려 친구가 있는 가게에 가서 맥주를 산다. 방법은 다 있게 마련이다. C 32-3

Fusion이란 몽골 맥주를 샀는데 밑동이 이상하게 생겨 물어봤더니 뚜껑에 끼고 돌린다. 병마개가 트위스트 방식인데 밑동을 이용해 딸 수 있게 해놨다. C 32-2좋은 아이디어라고 했더니 진섭이는 쓸데없는데 머리 쓴다고 시큰둥하다. 어쨌든 우리와 진섭이 그리고 진섭이의 절친 대기와 함께 늦게까지 맥주를 마시다 잔다.

맨날 술만 먹는 것 같이 보일까 봐 그러는데 사실 딴 일을 할 때보다 술 한잔 할 때 격양되어 사진을 많이 찍게 되니 술 마시고 있는 사진이 많다. 사실 그렇게 자주 먹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