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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어젠 늦게까지 컴퓨터와 씨름을 했다. 하지만 완료하지 못해 오늘도 계속 컴퓨터 앞에 앉는다.

우선 인터넷 서핑을 한다. ‘나는 꼼수다’라는 게 자꾸 보여서 찾아본다. 나름 딴지일보 애독자이긴 한데 해킹 때문에 일시 정지된 상태였고, 거기 서버가 느려 잘 접속을 안 해서 모르고 있었다. ‘나는 꼼수다’를 들으며 컴을 손본다. 들을수록 웃기기도 하고 어처구니 없기도 하다. 명박이가 나쁜 놈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그 정도일 줄이야. 완전 상상 너머, 수백 수천 번은 너머에 있는 짓거리를 하고 있으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아~ 내가 세상을 너무 순진하게 바라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직장 생활을 해본 적이 없어 항상 마음 맞는 친구들하고만 어울리다 보니 내 삶의 범위는 굉장히 좁다. 가끔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세상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살고 있는 친구와 얘기할 때 ‘니가 사회 생활을 아냐’,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한지 아냐.’는 식으로 농담을 주고 받곤 하는데 진짜 딱 그 꼴이다. 이상적인 세상을 꿈꾸는 입장에서 본인도 원하면서 잘 변하지 않는 친구들을 보며 호되게 질타하곤 했는데, 직장생활을 하며 사회가 돌아가는 꼴을 직접 체감하는 친구들에게 너무 무지한 편견만으로 이상론을 펼친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세상에 나라 팔아먹은 이완용과 다를 바 없는, 아니 그보다 더한 놈들이 그렇게 많을 줄 누가 알았겠나. 오늘 철수형은 서울시장 출마를 포기했다. 나 같으면 서울시장 그 일 많고, 귀찮고, 욕만 먹는 거 해달라 애걸해도 싫을 것 같은데, 여론조사에서 50%이상인데 포기하는 대단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게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권력이라는 게 그냥 남들 앞에서 어깨에 힘 좀 주려고 갖고 싶어하는 수준의 것이 아니었다. 그걸 알고 있는 꼼수다 4인방은 순진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답답할는지. 그들의 호탕한 웃음은 수많은 비상식과 부조리에 놀라고 좌절을 겪은 후에 이제 도저히 웃을 수밖에 없는 처연함이 묻어있는 것 같아 따라 웃은 후에도 계속 찜찜함이 남는다. 마냥 어이가 없을 뿐이다.

저녁에 퇴근한 지한은 양손에 음식 재료를 잔뜩 들고 들어온다. 그리고 요리를 시작한다. 그냥 대충 해 먹는 수준이 아니다. 오븐을 이용해 닭고기 요리를 해줬는데 굉장히 맛있다. C 30-1얘기를 해보니 요리하는 거 좋아한다고 한다. 요리하는 모든 이는 상대방이 잘 먹으면 굉장히 좋아하기 마련이다. 덕분에 난 눈치보지 않고 맛난 음식을 배불리 먹는다. 터키음식 맛있어서 한국에 터키 음식점 차리고 싶다니까 같이 하자며 웃는다. 좋은 음식과 좋은 사람.. 술이 없어 좀 아쉽지만 무얼 더 바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