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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오랜만에 푹 잤다. 맛있는 밥을 찾아 바라나시 뒷골목을 헤맨다. 한국음식이 있다는 식당에 들어가서 메뉴를 보니 한국음식이라고 있는 게 김치 라면과 김치볶음밥 거기에 계란, 야채, 닭고기가 들어가냐 마냐로 여섯 가지 메뉴가 있다. 김치만 들어가면 다 한국음식이라 생각하나 보다. 그래도 김치가 있다면 쉬어빠졌을 테니 국물 맛은 나겠다 싶어 김치라면을 시킨다. 잠시 후 나온 라면 속엔 눈 씻고 찾아봐도 김치는 없다. 국물은 카레라면 스프맛이다. 효일이가 주문한 김치 볶음밥에도 김치는 없다. C 5-1어이가 없어서 주인에게 묻는다.
“김치가 뭔지는 알아요?”
“매운 거.”
“김치라면 시켰는데 하나도 안 들었잖아요.”
“까먹었어. 허허허.”
“으휴... 고춧가루나 주세요.”
2007년 론리플래닛에도 첫 번째로 소개돼 있는 식당이고 한국음식도 있다는 설명이 있다. 저자도 한국음식이 뭔지도 모르고 그냥 메뉴만보고 적어놓은 게 분명하다. 엉터리 정보들. 대충 배만 채우고 돌아온다.

오늘도 추적추적 계속 비가 내리고 있다.  C 5-2어디 나갈 수도 없어서 그 동안 밀린 여행기를 쓴다. 무선 인터넷 되는 곳이 없어 업데이트는 할 수가 없다. C 5-6 인터넷 카페를 슬쩍 봐도 무지 느린 것 같다. 상황이 안 되니 어쩔 수 없다. 9일간의 여행기를 정리하니 저녁이 된다. 다시 저녁을 먹으러 간다.

아침에 갔던 식당 근처에 한국음식 메뉴가 있는 다른 식당이 있어 들어간다. 메뉴를 보니 똑같다. 이번엔 주인에게 김치 있냐며 보여 달랬더니 자신 있게 통을 하나 들고 오는데 절인 당근을 고춧가루에 버무려놓은 처음 보는 음식이다. 맛을 보니 역시 정체불명의 맛이다. 한국음식은 전문점이 아니면 다 짝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린다. 일본 여행객이 많으니 일본 음식은 괜찮을까 싶어 주문했는데 역시 처음 보는 음식이다. 그래도 먹을 만은 하다.

대충 끼니를 때우고 관광객이 없는 길거리로 간다. 매일 여행객 식당에서 밥을 먹을 순 없다. 적당한 로컬 식당을 잡아놔야 한다. 이런 저런 노점에서 파는 게 그 동안 먹었던 것들과 다 비슷비슷하다. 바라나시는 여행자 거리가 딱 정해져 있지 않아 많은 여행객이 여기저기 있다 보니 가격을 다르게 부르는 게 눈에 보인다. 적당하면 속아주는 셈치고 튀김과 삶은 달걀을 포장한다. C 5-5오는 길에 라씨 노점을 발견한다. C 5-3요거트의 일종인 라씨는 맛이 좋아 예전에도 즐겨먹었는데 제대로 된 라씨를 먹기가 힘들다. 이런 노점에서 일회용 황토그릇에 커드 한 조각 올려주는 라씨가 진짜 라씨다. C 5-4가격도 저렴해 좋다. 자주 찾을 것 같다.

돌아와 군것질을 하고 각자 랩탑을 들고 논다. 재상이는 여전히 속이 안 좋은가 보다. 오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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