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갔던 탈리집에서 아침을 먹고 강가구경을 하러 간다. 오늘도 날씨는 흐리다. 언제 비가 올지 모르는 날씨다.
바라나시가 유명한 건 강가(겐지스 강)의 가트(화장터) 때문이다. 인도 사람은 이 성스러운 강에서 마지막을 맞이하길 원하기 때문에 하루에도 수 십구의 시체가 화장된다.
불 붙은 장작 속에서 시뻘겋게 달궈진 시체의 발바닥을 보고 있으면 인생무상을 느낄 법도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복잡한 길거리에 버젓이 주저앉아 있는 소나, 골목 사이에 있는 작은 사원들을 보는 것처럼 하나의 구경거리 그 이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사실인 즉 여기에 모여드는 사람들 역시 그 흔치 않은 구경을 하고 싶은 것일 테니 말이다.
화장하는 모습은 사진 찍기를 금지하는데 예전에는 그들의 대한 어설픈 존중에 몰래 라도 찍지 않았다면 이젠 그리 대단치도 않은 거 몰래 찍을 생각이 없다.
강가 주변을 둘러본다. 우기철이라 강물이 불어 가트 주변을 거닐 수가 없다. 날씨도 흐려 빨래를 하거나 목욕을 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강둑에 널려져 있는 형형색색의 빨래감과 수많은 사람이 똥물에 목욕하는 모습이 이곳 최고의 볼거리 중 하난데 지금은 시기가 아니다.
어느 여행지나 성수기와 비수기가 나뉘지만 비수기도 그 나름의 볼거리가 있기 마련인데 적어도 바라나시는 비수기에 올 곳은 아닌듯하다.
또 비가 온다. 집으로 온다. 숙소에 새로 온 일본인이 인사를 한다. 오늘만 네 번째 일본인에게 인사를 받았다. 지나치는 상황에서 일일이 한국인이라 말하기도 그렇고 해서 간단히 목례로 답례한다. 비수기에도 일본 사람은 꽤 많다. 우리나라 사람은 아직 한 명도 못 봤다. 이상하게도 우린 유난히 한국 여행객과 만나는 일이 적다.
방에서 시간을 보내다 밥을 먹으러 간다. 어제 갔던 샨티 레스토랑. 오늘도 맛있는 저녁을 먹는다. 로컬 식당에 비해 많이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따지고 보면 그리 차이가 없다. 고기를 파는 곳이 적어 그렇지 닭고기라도 있는 식사를 하면 가격이 훌쩍 올라 이곳에서 먹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고로 내일도 또 와야겠다.
돌아와 영화를 본다. 가트 주변을 돌아볼 수가 없으니 바라나시에선 그리 할 일이 없다. 감기기운은 하루 만에 사라졌다. 천만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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