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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어제 갔던 탈리집에서 아침을 먹고 강가구경을 하러 간다. 오늘도 날씨는 흐리다. 언제 비가 올지 모르는 날씨다.

바라나시가 유명한 건 강가(겐지스 강)의 가트(화장터) 때문이다. 인도 사람은 이 성스러운 강에서 마지막을 맞이하길 원하기 때문에 하루에도 수 십구의 시체가 화장된다.C 7-1 C 7-2불 붙은 장작 속에서 시뻘겋게 달궈진 시체의 발바닥을 보고 있으면 인생무상을 느낄 법도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복잡한 길거리에 버젓이 주저앉아 있는 소나, 골목 사이에 있는 작은 사원들을 보는 것처럼 하나의 구경거리 그 이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C 7-3사실인 즉 여기에 모여드는 사람들 역시 그 흔치 않은 구경을 하고 싶은 것일 테니 말이다. C 7-4화장하는 모습은 사진 찍기를 금지하는데 예전에는 그들의 대한 어설픈 존중에 몰래 라도 찍지 않았다면 이젠 그리 대단치도 않은 거 몰래 찍을 생각이 없다.

강가 주변을 둘러본다. 우기철이라 강물이 불어 가트 주변을 거닐 수가 없다. C 7-5날씨도 흐려 빨래를 하거나 목욕을 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강둑에 널려져 있는 형형색색의 빨래감과 수많은 사람이 똥물에 목욕하는 모습이 이곳 최고의 볼거리 중 하난데 지금은 시기가 아니다. C 7-6어느 여행지나 성수기와 비수기가 나뉘지만 비수기도 그 나름의 볼거리가 있기 마련인데 적어도 바라나시는 비수기에 올 곳은 아닌듯하다. C 7-7

또 비가 온다. 집으로 온다. 숙소에 새로 온 일본인이 인사를 한다. 오늘만 네 번째 일본인에게 인사를 받았다. 지나치는 상황에서 일일이 한국인이라 말하기도 그렇고 해서 간단히 목례로 답례한다. 비수기에도 일본 사람은 꽤 많다. 우리나라 사람은 아직 한 명도 못 봤다. 이상하게도 우린 유난히 한국 여행객과 만나는 일이 적다.

방에서 시간을 보내다 밥을 먹으러 간다. 어제 갔던 샨티 레스토랑. 오늘도 맛있는 저녁을 먹는다. C 7-8 로컬 식당에 비해 많이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따지고 보면 그리 차이가 없다. 고기를 파는 곳이 적어 그렇지 닭고기라도 있는 식사를 하면 가격이 훌쩍 올라 이곳에서 먹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고로 내일도 또 와야겠다.

돌아와 영화를 본다. 가트 주변을 돌아볼 수가 없으니 바라나시에선 그리 할 일이 없다. 감기기운은 하루 만에 사라졌다. 천만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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