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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눈이 잘 떠지지 않는다. 눈곱이 얼마나 꼈는지 눈꺼풀이 붙어버렸다. 거울을 보니 밤에 라면 열 개는 먹은 것처럼 붓고, 눈동자는 빨갛게 충혈돼있다. 어제 먼지 많은 밤길을 돌아다니다가 먼지가 많이 들어가 지저분한 손으로 좀 비벼서 그런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네팔에서 썬글라스를 잃어버려 쨍한 햇볕과 먼지통을 무방비로 다녀서 더 한 것 같다. 이쪽이 낫다 싶으면 저쪽에 이상이 생기고 몸이 성하지가 않다. 거울을 보니 몸이 부쩍 말랐다. 60kg초반대로 떨어진 게 아닌가 싶다. 잘 먹는다고 먹어도 한 때 뿐이니 살이 붙을 수가 없다. 먹는 데는 아끼지 말자 했지만, 거의 모든 소비가 먹는 것이니 안 아낄 수가 없다. 여행 끝나고 탈이 난다면 다 무의미한 것일 텐데, 가난한 여행자의 설움이랄 수밖에…

예정에도 없던 휴식.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노닥거리며 에어컨 나오는 방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C 12-1비싼 방값을 보상받기 위해 이불을 뒤집어써도 추울 정도로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는다. 론리플래닛을 보니 이곳이 인도의 성스러운 두 강인 강가와 야무나강이 만나는 곳이라고 하던데 별로 보고 싶지 않다. 이들에겐 그게 특별한 의미겠지만 우리에겐 흙탕물과 똥물의 말리고 싶은 만남일 뿐이다.

예산을 생각하면 내일 당장 떠나야겠지만 몸을 생각하면 완쾌 후 출발하는 게 좋다. 재상이의 상태는 호전된 듯 보이지만 놈이 확실히 얘길 안 해서 정확한 상태를 모르겠다. 내일 상황을 봐야지. 하늘을 보니 보름달이 밝다. C 12-2어제가 추석이었는데 다들 잘 지냈는지 모르겠다. 올해 최고의 연휴라고 하던데… 한국의 시간 개념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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