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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오늘은 날이 화창하다. 바라나시에 와서 제일 맑은 하늘이다. 짐을 챙겨 나와 체크 아웃한다. 밥을 먹고 돈을 환전하고 집에 전화를 한다. 어제 플랜에 전화를 걸어 추석연휸지 몰랐다면 깜빡 할 뻔 했다. 동그랑땡을 부치고 있는 엄마는 맛난 거 많이 먹으라 한다. 내가 유독 동그랑땡을 좋아해서 생각이 나셨나 보다. 추석 잘 보내시라 하고 전화를 끊는다. 아그라로 출발한다.

바라나시의 지저분하고 좁고 번잡한 골목길을 빠져 나오는 데만 30분이 넘게 걸린다.C 10-1 어제 잠깐 잠깐 내린 비에 잠긴 도로가 많다. 한 시간쯤 달리니 고속도로가 나온다. C 10-2인도 와서 처음으로 4차선 도로를 달린다. 길은 좋다. 날이 맑으니 햇살이 뜨겁다. 역시 첫 타임 주행은 뒷목이 뻐근하다.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어서 가끔 큰 가게들이 보인다. 잠시 쉬고 다시 달린다.   C 10-3한참을 달리다가 어제 플랜 직원분이 사주었던 먹거리를 파는 노점이 보여 멈춘다. C 10-4‘알루띠기'라고 하는 음식인데,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파는 통감자 같은 걸 한번 꾹 누른 후 이런저런 소스를 얹어 준다. C 10-5지금까지 인도에서 먹은 스낵류 중에서 제일 맛있다. 가격도 5루피(약 125원)으로 저렴하다. C 10-6

좀 더 달리니 날이 어두워진다. 큰 식당과 주유소가 있어 밥을 먹고 텐트를 칠 생각으로 오늘 주행을 마친다. 고속도로 휴게소 개념 같은 식당이라 그런지 고기도 없는데 가격이 50루피나 한다. 주변에 있는 식당도 같은 가격이어서 사람이 많은 가게에서 주문을 한다. 잠시 후 나온 탈리는 지금까지 먹은 탈리 중 제일 맛있는 탈리였다. 커리 소스에 치즈가 뿌려져 있는데 참 잘 어울린다. 오랜만에 현지 음식으로 포만감을 느낀다.

재상이는 음식을 잘 못 먹고 있다. 호된 설사 후에 인도 음식이 싫어졌나 보다. 요샌 우리나라에도 인도 식당이 많지만, 사실 특별한 애착 없이는 맛있는 요리라고 생각되진 않는다. 나도 7년 전에는 이곳에서 먹는 인디카 계열의 쌀로 한 밥 냄새만 맡아도 싫었었다. 적응이 쉽지 않을 텐데 걱정이다. 우리가 다니는 길에는 로컬 식당뿐이고, 체력소비가 많으니 잘 먹어야 될 텐데 말이다. 막입 안효일은 이제 더니야(고수)도 잘 먹는다. 이럴 땐 막입이 좋다.

밥을 먹고 주유소에 가기 전 식당 아저씨에서 물으니 그냥 가게 앞에 텐트를 치고 자란다. 사람이 많아 좀 그렇지만 인도에서 이렇게 한 번에 허락 받기도 쉽지 않고, 내일 아침에도 맛난 탈리를 먹고 출발할 수 있으니 그냥 자기로 한다.

맛있는 밥도 먹고, 잠자리도 빨리 구하고, 나름 깔끔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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