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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C#12. 2022년 1월 2일

2022. 2. 17. 13:09 | Posted by inu1ina2

내내 흐린 날이 이어지더니 그제부터 햇살이 비추기 시작했다. 기온도 조금 올라서 가벼운 외투 차림으로도 외출할 수 있다.

오늘은 파조바란 지역에 사는 일로나의 외삼촌 집에서 외가 친척 모임이 있다. 전에도 갔던 집이다. 일로나의 친가는 북쪽 끝 헝가리 국경 근처에 있어 자주 보지 않고 상대적으로 가까운 외가 쪽 친척을 자주 만나는 것 같다.

외삼촌 댁에 가는 길에 있는 일로나의 외할아버지, 할머니가 묻혀있는 공동묘지에 들른다.

세르비아의 묘지 비석엔 그곳에 묻혀있는 사람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 수많은 비석에 죽은 이들의 얼굴이 새겨져 있어 조금 섬뜩한 기분이 든다. 대부분 부부가 한 곳에 묻히는데 부부 중 한 사람이 죽어도 비석을 만들 때 죽지 않은 배우자의 얼굴까지 새겨 놓는 게 좀 이상하다. 배우자 묘에 찾아 왔는데 자신의 얼굴이 새겨진 묘비를 보면 묘한 기분이 들지 않을까? 만약 그사이에 재혼이라도 한다면 어떻게 되는 건지.

베오그라드에서 차로 30~40분쯤 걸리는 파조바는 작은 지방 동네다. 시내에서 좀 빠져나오면 보이는 세르비아의 단독주택들은 참 귀엽게 생겼다. 마치 스케치북에 쓱싹쓱싹 그린 아이들의 그림처럼 모양이 단순하다.

동네를 잠깐 둘러보고 외삼촌 댁에 들어간다. 집에 온순한 개가 한 마리 있어 아이들이 좋아한다. 나도 일로나도 개를 좋아해서 한 마리 기르고 싶긴 한데 여행을 좋아하는 우리가 집을 비울 때 개를 혼자 놔둘 수 없으니 개를 들을 상황이 안된다. 아이들에게도 참 좋을 텐데...

외가 친척들이 자리에 모여 식사를 시작한다. 우선 전채요리로 생햄을 먹는다.

그리고 닭과 소고기로 우린 스프를 먹고,

메인요리인 각종 바베큐와 고기들.

세르비아에 와서 고기 하난 원 없이 먹고 있다. 흰 쌀밥에 쌈 야채가 딸려 나오면 정말 좋겠지만... 그게 좀 아쉽다. 소화도 시킬 겸 잠시 나와 아이들과 놀아주고 돌아오니 마지막으로 디저트인 케이크를 내놓는다. 외숙모의 케잌이 친척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고 하더니 정말 맛있다. 세르비아에 와서 식사때마다 다양한 디저트를 먹고 있는데 그중 최고다. 단 걸 별로 안 좋아하는 내게도 이렇게 맛있으니 다들 좋아할 만한 케이크다.

식사를 마치고 어른들은 한참을 노닥거리고 난 아이들과 논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저 멀리 지평선에 드리운 노을이 참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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