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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C#13. 2022년 1월 3일

2022. 2. 17. 13:22 | Posted by inu1ina2

드디어 혼자만의 시간이 생겼다. 원래는 일로나와 단둘이 보낼 시간을 기대했지만 둘째가 워낙 울어대는 통에 따로따로 시간을 갖기로 했다.

베오그라드 구경은 보통 크네즈 미하일로비치 거리에서 칼레메그단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첫 번째로 치지만 난 5년 전, 10년 전 두 차례 구경했기 때문에 지난번 아이들과 둘러보다 도중에 돌아왔던 제문을 오늘의 방문지로 정했다.

베오그라드는 동서로 뻗은 다뉴브 강에 의해 남북으로 나뉘고 남쪽에서 올라와 다뉴브강에 합류하는 사바강에 의해 다시 남쪽 지역이 동서로 나뉜다. 동서로 나뉜 남쪽 지역의 동쪽이 베오그라드 시내이고 서쪽이 제문지역이다. 19세기까지 이 지역은 세르비아가 아닌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의 관할이었다. 그러니까 다른 나라였단 거다. 지금은 베오그라드에 통합돼 Novi Beograd 즉 신 베오그라드 지역으로 불린다. 어쨌든 과거 다른 나라였기 때문에 베오그라드는 시내와 같은 듯 다른 느낌을 준다. 전체적으로 개발이 덜 된 느낌이 있어서 그 때문에 오래된 작은 골목이 많고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풍긴다.

이 지역의 랜드마크인 언덕 위 가르도스 타워는 그리 높지 않아 금방 올라갈 수 있지만, 일부러 구석구석 골목을 훑으며 천천히 올라간다. 곧 식상해질 테지만 처음은 집 모양이 하나하나 다 신기해 자주 발걸음을 멈추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된다.

지난번에 지나쳤던 공동묘지도 한번 쭉 둘러본다.

어린 나이에 생을 마감한 아이들의 얼굴이 있는 사진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곧 도착한 가르도스 타워, 햇살이 내리쬐면 좋으련만, 오늘도 전체적으로 흐린 날씨라 타워에서 내려다보이는 전경이 쨍한 느낌이 없어 아쉽다.

다시 골목골목을 거쳐 시내로 내려온다.

번화가를 거쳐 반대쪽으로 들어가는 골목이 있어 그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가르도스 타워를 비롯해 강변이 있는 쪽은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라 상점이 많이 보였는데 이쪽은 완전 주거지역이다. 상점도 없고 사람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오래된 집들 사이사이는 무슨 시골 동네처럼 보인다.

이방인의 눈으로 보면 한번 살아보고 싶은 낭만스러운 집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베오그라드에 살아볼 생각을 하면서 진지하게 바라보면 생각보다 불편해 보이는 점이 눈에 많이 띈다. 낭만과 현실의 차이다. 목이 마른데 아무리 주거지라도 가게가 하나 안 보이니 원...

다시 시내로 내려와 이곳저곳 방황한다.

시장도 좀 둘러보고,

공원도 좀 둘러보고,

강변에 앉아 담배도 한 대 태우고.

종일 둘러볼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작아 한나절도 안돼 다 둘러봤다. 베오그라드에 오면 한 번쯤 들여볼 만한 곳 같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다. 저녁엔 일로나가 친구를 만나러 가기로 했다. 난 아이들을 보며 시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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