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Plan Korea
Columbia
Scott

일어나 짐을 싸고 버스 터미널로 간다. 짐칸에 자전거를 싣고 출발. 늦은 시간에 후오하오터에 도착한다. 터미널에서 바로 시안가는 버스를 알아본다. 오늘 밤차는 없고 내일 아침 출발하는 차를 예약한다. 전에 내 몽골에서 만났던 장싱창 아저씨에게 전화를 한다. 후오하오터에 집이 있다고 했는데 상황이 되면 다시 만나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멀리 떨어진 공장에 있나 보다. 서로들 미안해하며 다시 후오하오터로 올 때 연락하라고 하지만 이곳에 언제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이 같이 있어서 그런지 우리나라의 기차역에서도 그렇지만 매춘을 알선하는 삐끼 아줌마들이 우리에게 잔뜩 달라붙는다. 아침차라 빈관 잡기가 아까워 멍하니 죽치고 있으니 좋은 먹이감으로 보였을 거다. 하지만 하루 자는 비용이 아까워 밤을 새기로 결심한 마당에 가당치 않은 유혹이다.

삐끼 아줌마들을 피해 저 만치에 있는 24시간 현금지급기가 있는 은행에 들어가 추위를 피한다. 몽골에서 극심한 추위를 경험해서인지 이곳의 추위가 그리 대단하게 체감되지 않는다. 새벽이 되니 노숙자들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들어와 우리와 자리를 함께 한다. C 2-1그렇게 밤을 지새고 버스 터미널로 가서 자전거를 싣고 버스에 오른다. 자전거를 타고 다녀야 하는데 시기를 잘못 잡아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니 화물비가 거의 사람 비용이랑 같아서 경비가 두 배로 든다. 이리저리 아꼈던 경비가 이렇게 빠져나가니 속상할 뿐이다.

밤을 새서 버스에서 계속 잤더니 어느덧 시안에 도착한다. C 2-2버스 터미널에는 역시 삐끼들이 잔뜩 나와 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근처에서 가장 저렴한 빈관을 잡는다. 유명한 관광도시라 그런지 숙소 물가가 비싸다. 짐을 풀고 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다. 아무거나 하나 시켰더니 그것은 다름아닌 짜장면. 몽골에서 짜장면 노래를 불렀더니 이렇게 우연치 않게 그것과 연결됐나 보다. 이곳에서도 짜장면이라 불리는 걸 왜 우리나라 표기법은 자장면이라 하는지 모르겠다. 짜장면은 짜장면이지 자장면이 될 수없다. C 2-3

맛은 좀 다르지만 어쨌든 짜장면을 먹고 나오니 옆에서 꼬치를 굽는 아저씨가 보인다. 맥주를 부르는 꼬치. 며칠 동안 계속 이동만해서 좀 머물 곳에 도착한 기념으로 양, 닭똥집, 해삼 꼬치와 맥주를 사서 빈관에 들어온다. 여기저기서 아낀다고 아껴야 이렇게 다 나가지만 이런 낙도 없으면 무슨 재미랴. 이곳에선 꼬치와 맥주가 환상 궁합인걸…